한국시리즈는 나바로시리즈?

입력 2014-11-0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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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로.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S 1·2차전 2홈런·1도루…벌써 MVP 물망

한국시리즈는 나바로시리즈?

2차전까지 치른 한국시리즈(KS)는 삼성의 리드오프 외국인타자 야마이코 나바로(27·삼성·사진)를 위한 무대였다. 가을야구를 첫 경험하는 외국인타자 치곤 입이 떡 벌어지는 대단한 활약을 했다. 1∼2차전에서 8타수 4안타(2홈런 포함) 4득점 4타점을 기록하며 ‘홈런 치는 1번타자’의 위력을 톡톡히 뽐냈다. 도루도 1차례 성공했다. 삼성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타격의 순도가 높았다. 1차전에선 비록 패했지만 넥센의 ‘에이스’ 앤디 밴 헤켄을 상대로 2-2 균형을 이루는 2점홈런을 때렸다. 선제점을 내주고 곧장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점수였다. 이번 KS무대에서 삼성이 처음 올린 득점이었다. 2차전은 더욱 타올랐다. ‘절친’ 헨리 소사를 상대로 3-0으로 달아나는 2점홈런을 날렸고, 4타수 3안타 1볼넷을 골랐다. 0.800에 달하는 출루율로 팀의 7-1 승리를 진두지휘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나바로와 최형우를 경계 대상 1순위로 꼽았지만 아직까지 나바로를 막아낼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 모습이다. 직접 출루해 기회를 만들고 해결까지 하는 만점활약에 삼성은 시리즈 분위기를 단숨에 뒤바꿨다. 나바로가 필드를 완전히 지배했다. 1차전 4안타에 그쳤던 타선도 순풍을 만났다. 2차전에서 10안타를 때리며 타격감을 힘껏 끌어올렸다. 이쯤 되면 한국시리즈는 ‘나바로시리즈’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나바로는 KS에서 역대 외국인타자의 계보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의 최고 외국인타자로 꼽히는 데이비스가 2006년 KS 2차전에서 때린 홈런 이후 8년 만에 외국인타자 홈런을 기록했다. 지금과 같은 활약이라면 KS 최우수선수(MVP) 수상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2000년과 2001년 각각 소속팀 현대와 두산의 우승을 이끌었던 전설적인 외국인타자 퀸란과 타이론 우즈의 뒤를 이을 만하다. 퀸란은 KS 7경기(4승3패)에서 타율 0.346(26타수 9안타 3홈런 10타점), 우즈는 6경기(4승2패) 타율 0.391(23타수 9안타 4홈런 8타점)로 각각 MVP를 수상했다. 나바로의 현재 가치도 그들에 비해 뒤쳐질 게 없다. 나바로가 역대급 외국인타자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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