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석주 감독. 스포츠동아DB
전남, 2년 계약연장 요청 불구 거절
후임 사령탑에 노상래 수석코치 임명
“가족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죠.”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전남 드래곤즈 하석주(46·사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전남은 12일 “올해 말 계약이 만료되는 하석주 감독에게 2년 재계약을 요청했지만, 일신상의 이유로 계약연장을 거절하면서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후임 사령탑으로는 노상래(44) 수석코치가 임명됐다. 하 감독이 적극 추천한 결과다. 전남은 올 시즌 최종 라운드 경기가 벌어질 29일 감독 이·취임식을 할 계획이다.
‘명예로운 퇴진’이다. 2012년 8월 전남 지휘봉을 잡은 하 감독은 그동안 넉넉하지 못한 재정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해왔다.
위기도 끊이지 않았지만, 그만큼 끈끈한 팀이 됐다. 올해 초 현영민, 스테보, 송창호 등을 영입해 상위 스플릿(1∼6위) 진입 가능성을 높였지만, 정규 라운드 막판 오심 등으로 인해 아쉽게 하위 스플릿(7∼12위)으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챌린지(2부리그)로 떨어질 염려는 없다. 13승7무15패(승점 46)로 7위에 올라있는 전남은 11위 성남(7승12무16패·승점 33)과 12위 상주(6승12무17패·승점 30)에 여유 있게 앞서며 이미 강등권을 탈출한 상태다.
전남도 하 감독의 공로를 인정했다. 당초 목표인 6강 진입은 이루지 못했지만, 리더십을 확인한 만큼 10월 중순 계약연장을 요청했다. 그러나 하 감독은 장고 끝에 ‘자진사퇴’를 택했다. 가족 때문이었다. 최근 갑상선암이 발병된 아내와 세 아들, 팔순이 넘은 노모를 돌보기로 했다. 하 감독은 “나로 인해 가족이 정말 많이 고생했다. 구단의 재계약 조건도 좋았다. 하지만 가족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구단의 부담도 덜어주고 싶었다. 하 감독은 “나와 함께 고생한 노 수석코치가 정말 노력을 해줬다. 특히 전남이 키운 프랜차이즈 스타다. 지난 3년간 이루지 못한 상위권 도약의 꿈을 충분히 이뤄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 감독은 모교 아주대 감독으로 복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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