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에서 김광현에게 제시한 200만 달러의 포스팅 결과를 수용하기로 했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돕기로 했다. 임민환 기자 minani@donga.com 트위터 @minani84
ML 전문가 송재우 해설위원의 시선
류현진때와는 시장 환경·평가도 많이 달라
풀타임 선발 가능성엔 의문 있는 액수지만
불펜용으로 봤다면 200만달러 투자는 무리
25인 로스터보장 등 류현진급 계약 힘들 듯
‘40인 로스터+등판기회’ 세부조건 계약 중요
“샌디에이고가 써낸 200만 달러는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분명 전력보강을 원한 선택이다. 포스팅 액수가 적다고 꼭 형편없는 수준의 연봉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류현진 때와는 시장 환경도, 클래스에 대한 평가도 다르다. 직접 비교가 어렵다. 다만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이 가능하냐는 의문부호는 담겨져 있다.”(메이저리그 전문가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SK가 12일 김광현(26)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결과를 수용하기로 했다. 11일 오전 ‘최고액은 200만 달러’라는 결과를 통보받은 SK 경영진은 깊은 고심을 계속했고 김광현과도 면담을 진행했다. 이어 12일 김광현의 오랜 꿈을 후원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200만 달러, 약 21억 9000만원이다. 한국프로야구 정상급 선발은 프리에이전트(FA)시장에서 4년 총액 60억 원 대의 연봉과 계약금을 받는다. 김광현에게는 아직 연봉협상이 남아있지만 이적료 자체는 분명 기대 이하다. 물론 이적료는 구단 몫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김광현이 과연 어떤 조건으로 계약서에 사인하느냐다. 메이저리그는 계약조건에 따라 빅리그 마운드에 등판하는 기회가 달라지는 냉혹한 정글이다.
● 200만 달러의 가치…풀타임 선발 “글쎄요”
송 위원은 “분명 풀타임 선발이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 담겨져 있는 액수다. 리스크를 높게 본 것 같다. 그러나 전력보강 카드로 생각하지 않았다면 200만 달러를 써낼 이유가 없다. 일본이 포스팅 최고액수를 2000만 달러로 묶는 협약을 하며 앞으로 류현진(LA 다저스·이적료 2573만 달러)과 같은 대형 계약은 나오기 힘든 환경이다. 김광현을 불펜투수로만 봤다면 역시 200만 달러를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류현진과 비교돼 더 부정적인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절망의 단계는 아니라는 의견이다. 그러나 김광현이 25인 로스터 보장은 물론 보직도 선발로 고정하는 매우 파격적인 계약을 맺기는 힘들다. 구단 경영진 입장에서 2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한 류현진은 무조건 써야 하는 전력이지만 200만 달러 김광현은 단장이 아닌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판단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 30일 이내에 연봉협상…40인 로스터 보장은?
송 위원은 “류현진 때는 천웨이인(볼티모어)의 활약이 워낙 뛰어나 극동시장이 한창 뜨거워졌을 때다. 지금은 환경이 다르다. 선발투수의 역량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도 차이가 컸을 것으로 본다”며 “포스팅 금액이 적다고 꼭 연봉도 낮은 것은 아니다. 현지 분위기가 그렇다. 2년 500만 달러에 1년 옵션이 더해지는 수준의 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 그러나 초대형 FA가 아니기 때문에 25인 로스터 보장은 어렵다. 40인 로스터 계약을 하고 몇 차례 등판 기회를 준다는 세부 조건을 추가해 계약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앞두고 최악의 상황은 아니지만 김광현에게 류현진처럼 많은 것이 보장된 빅리그를 향한 고속도로는 없다. 김광현은 앞으로 에이전트인 MDR매니지먼트를 통해 30일 이내에 연봉협상을 진행한다. SK는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기회를 준 구단과 김용희 감독께 감사한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실력으로 검증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 신인의 마음으로 뛰겠다”고 다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