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권을 사거나 당첨금을 받아가는 경마장 창구 풍경. 소액 베팅이 정착되고, 도박중독 유병률이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며 한국경마가 점차 건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도박중독 유병률, 2012년 60.3%서 올해 49.1%로 하락
장외발매소 16.4% 하락…마권 금액대도 낮아지는 추세
경마의 건전화 추세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 자료를 통해서도 증명됐다.
사감위는 4일 ‘2014 사행산업 이용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올해 3∼9월 전국 만 20세 이상 2만명을 대상으로 면접 설문으로 조사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경마의 도박중독 유병률(상담 또는 치료가 필요한 비율)은 2012년 60.3%에서 2014년 49.1%로 2년만에 11.2%가 하락했다. 전체 사행산업 중 경마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특히 본장이 3.5% 하락(47.8%→44.3%)에 그친데 비해 장외발매소는 무려 16.4%가 하락(69.3%→52.9%)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마사회가 올해 4월 발표한 ‘최근 10년간 마권구매 금액대별 유비 분석결과’에 이은 또 하나의 경마 건전화 추세 입증 사례다. 당시 마사회는 2004년 전체의 6.6%이던 10만원권 구매비율이 2013년에 3.1%로 절반이상 줄었고, 1만 원 이하 구매건수가 62.2%에서 2013년 71.2%로 늘어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베팅의 건전화 추세를 주장했다.
● 마사회 인프라 개선·과몰입 예방 노력 결실
경마의 도박중독 유병률이 현저하게 떨어진 배경에는 한국마사회의 건전화 노력이 있었다. 마사회는 초보커플존 신설, 장외발매소 과밀화 해소 노력 등 경마시설 인프라 개선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용객의 과몰입을 막기 위해 예방활동에 주력한 것도 효과를 거뒀다. 렛츠런파크(경마공원)에 복합문화공간을 늘려 경마장이 단순히 베팅만 하는 곳이 아닌, 온 가족이 휴식을 즐기고 재충전할 수 있는 레저시설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마이카드 사용을 장려해 고객 스스로가 베팅 금액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계절별 상설 이벤트를 실시하고 이용객 대상 중독예방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구매상한액 준수 등 건전화 캠페인도 수시로 진행했다.
이밖에도 지난 5년 동안 합법사행산업 중 유일하게 매출총량을 100% 준수했고, 마사회 내에 설치된 습관성 도박치료 전문기관 ‘유캔센터’ 운영과 함께 경마 시행일에 현장에서 이용객을 대상으로 과몰입 예방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한국마사회는 사감위 보고서에서 지적된 장외지점의 유병률이 본장에 비해 아직도 높은 것과 관련한 대책도 내놓았다. 우선 장외발매소의 입장객 정원을 지속적으로 축소해 고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경마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장기적으로는 공원형 장외발매소 운영모델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장외발매소 내 중독예방치유센터 설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