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안정성·연비 3박자 ‘SUV 다크호스’

입력 2014-11-17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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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캐시카이는 1.6리터 4기통 디젤과 엑스트로닉 CVT 변속기의 조합을 통해 높은 연료 효율성과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사각지대 경고, 전방 비상 브레이크 시스템 등 안전성을 높여주는 편의사양도 충분히 갖췄다. 사진제공|한국닛산

■ 닛산 ‘캐시카이’ 직접 타보니…

1750rpm서 최대토크 32.6kg·m 파워 일품
새시 컨트롤…자갈 등 거친 노면서 승차감 굿
15.3km/l 높은연비…엑스트로닉 CVT의 힘


디젤 엔진을 장착한 소형 SUV는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핫한 세그먼트다. 그 중에서도 닛산의 캐시카이는 출시 전부터 자동차 마니아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전 세계 시장에서 200만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링 모델인데다 뛰어난 연비와 동급 경쟁 차종 대비 다양한 편의 및 안전장치를 장착했다는 장점 때문이다. 13일 경기도 파주 헤이리마을에서 연천 허브빌리지까지 왕복 120km 구간에서 캐시카이를 직접 시승해봤다.


● 뛰어난 기본기 갖춘 소형 SUV의 새 강자


개인차는 있겠지만 캐시카이는 디자인적인 완성도가 꽤나 높다. 앞, 뒤, 사이드 어느 쪽에서 봐도 균형 잡인 모습이다. 이전 모델 대비 전장과 전폭을 각각 47mm, 23mm 늘렸고, 전고는 16mm 낮춰 실내 공간을 넓히면서 보다 안정적인 디자인으로 거듭났다.

실내 디자인은 기존 닛산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따르고 있다. 시승 모델인 SL 모델에는 내비게이션이 함께 작동하는 7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가 빠져 있지만 크게 아쉽지 않다. 각종 계기판과 버튼은 직관적이며, 사용하게 편리하게 배치되어 있다.

시동을 걸고 엔진 소음을 주의 깊게 들어봤다. 디젤차 특유의 소음이 올라오기는 하지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정차시 진동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신차임을 감안해야겠지만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시내 구간에서 정차하면 엔진 스톱&고 시스템이 작동해 엔진을 완전히 멈춘다. 정숙성과 연비를 높여주는 기능이다.

고속 주행 구간에서는 캐시카이의 달리기 능력을 본격적으로 테스트 해봤다. 캐시카이는 1.6dCi 4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최고 출력은 131마력(4000rpm), 최대 토크는 32.6kg·m(1750rpm)이다. 고속 구간에서 캐시카이는 제원표상의 능력 이상을 발휘했다. 이 정도 성능을 지닌 1.6 디젤엔진이라면 굳이 2.0 디젤엔진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1750이라는 낮은 rpm 영역에서부터 최대 토크를 발휘하기 때문에 초기 가속은 물론 중, 고속주행에서도 파워가 모자라다는 느낌은 없었다. 엑스트로닉 CVT(무단변속기)와의 조합도 훌륭했다.

2.0리터 디젤 엔진 수준의 뛰어난 엔진 퍼포먼스를 발휘하면서도 15.3km/l라는 높은 연비를 잡아낼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엑스트로닉 CVT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 곧바로 반응하는 높은 직결감과 그러면서도 부드럽게 이어지는 가속감이 일품이었다.

서스펜션의 만족도 역시 높았다. 저속에서는 부드럽게 방지턱을 넘을 수 있고, 고속 코너링에서는 단단하게 하체를 잡아준다. 더블 피스톤 쇽업쇼버의 특성 덕분이다. 낮은 진동횟수에서는 강한 댐핑 압력을, 높은 진동에서는 약한 댐핑 압력을 적용해 고속에서는 안정감을, 자갈이나 포장도로 같은 거친 노면에서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한다.

전체적인 주행 감성은 유럽의 소형 세단이나 SUV 느낌을 닮아있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 성능은 닛산이라는 브랜드를 다시 보게 만들 정도로 높은 만족도를 제공했다.


● 주행 안정성을 높여주는 새시 컨트롤 시스템


캐시카이의 주행 성능이 돋보이는 이유는 모든 트림에 기본 적용한 새시 컨트롤 시스템 덕분이다. 주행 안정성을 높여주고 사고 발생률을 줄여주는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

총 3가지 기술로 이뤄져 있는데, 먼저 액티브 트레이스 컨트롤은 코너링 주행시 각 휠에 실리는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해 코너에서 차량이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지원한다.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은 기복이 심한 노면이나 험로에서 가벼운 제동과 함께 차체가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준다. 차가 불규칙한 노면을 만나 크게 흔들릴 때 상하 흔들림을 최소한으로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액티브 엔진 브레이크 시스템도 유용하다. 감속시나 코너링시에 자동으로 엔진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브레이크를 더 적게 밟아도 충분한 제동력을 확보해준다. 캐시카이를 시승하는 내내 퍼포먼스와 안정감에서 놀랄 수밖에 없던 이유는 바로 이런 첨단 안전장치들의 조화 덕분이다.


● 연비 주행하면 20km/l 상회하는 높은 연비

캐시카이의 최대 장점은 펀 드라이빙이 가능할 정도의 퍼포먼스를 갖췄으면서도 동시에 높은 연료 효율성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캐시카이의 공인 복합 연비는 15.3km/l. 도심 연비는 14.4km/l, 고속도로 연비는 16.6km/l다. 실제 주행 결과는 어떨까? 편도 60km 구간에서는 스포츠 모드인 DS 모드를 사용하며, 연비를 의식하지 않는 스포츠 주행을 했음에도 연비는 12km/l를 웃돌았다.

스포츠 주행의 재미도 뛰어났다. 스티어링휠을 스포트 모드로 바꿔주면 더욱 묵직하고 정교한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CVT라고는 하지만 수동 7단 모드를 사용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다시 돌아오는 60km 구간에서는 최대한 연비 운전을 시도했다. 급가속, 급제동을 하지 않았고, 도로 규정 속도에 맞춰 달렸으며 내리막이나 일정 속도가 붙은 뒤에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 퓨얼컷(Fuel-Cut, 연료 차단) 구간을 최대한 늘렸다. 그 결과 연비는 19.8km/l를 기록했다.

스포츠 주행과 연비 주행의 차이는 이처럼 크다. 높은 연비를 위해서는 결국 운전 습관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물론 캐시카이처럼 기본적으로 연료 효율성이 뛰어난 차량이어야 이처럼 높은 연비도 기록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캐시카이는 1.6 디젤의 한계를 넘는 퍼포먼스와 주행에서의 탄탄한 기본기, 첨단 안전 사양, 뛰어난 연비, 높은 정숙성을 갖춘 소형 SUV 시장의 다크호스다. 3050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도 경쟁력이 충분하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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