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사천스포츠클럽 삼천포체육관에서 농구를 즐기고 있는 회원들. 사천스포츠클럽은 올해 4월에 종합형스포츠클럽으로 선정돼 상반기 평가에서 2위에 오른 우수클럽이다.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가족형클럽으로도 이름이 높다 2.사천스포츠클럽은 유소년축구교실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박정은 코치(맨 왼쪽)가 초등학생 회원들에게 드리블을 지도하고 있다. 사천(경남)|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 @minani84
종합형스포츠클럽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생활체육회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대국민 건강프로젝트다. 스포츠동아는 국내 생활체육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국민생활체육회가 선정해 지원하고 있는 전국 우수 종합형스포츠클럽을 탐방, 취재해 소개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다섯 번째 탐방클럽은 경남 사천시 용현면의 사천스포츠클럽이다.
클럽 - 시청 - 교육청 연계…성공의 비결
가족 같은 분위기에 회원수 702명 급증
체육시설 무료 개방…저렴한 회비 매력
농구·테니스·축구 등 총 8개 종목 운영
마치 가을소풍이라도 나온 가족들 같았다. 삼천포체육관은 농구를 즐기는 동호인들의 땀 냄새가 물씬했다. 그런데 다른 농구장과 확연히 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코트 밖은 코트 안과는 또 다른 열기가 넘쳤다.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남성이 전자 스코어판을 점검하고 있는가 하면 한 여성이 떡을 한 짐 풀어놓고는 “따뜻할 때 먹어야 맛있다”며 오가는 사람들에게 손짓을 했다.
대여섯 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 하나가 쪼르르 달려오더니 농구경기를 보고 있는 남자 고등학생의 무릎 위에 털썩 앉아 애교를 부린다. 코트 한 구석 빈 자리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이 학교 축제에서 선보이려는지 전신거울 앞에서 춤 연습에 여념이 없다.
사천스포츠클럽의 고영미(37) 매니저는 “온 가족이 함께 경기장을 찾아 어우러지는 이런 모습은 아마도 우리 클럽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일 것”이라며 웃었다.
사천은 농구의 도시다. 전통의 농구명문 삼천포여고가 있다. 사천시청 농구단은 3일 제95회 전국체육대회 여자 일반부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창단 이래 8번째 전국대회 우승이다.
사천스포츠클럽은 올해 4월 종합형스포츠클럽에 선정됐다. 뒤늦게 출발했음에도 국민생활체육회가 실시한 올 상반기 전국 종합형스포츠클럽 평가에서 당당히 2위에 올라 앞서 선정된 ‘선배클럽’들을 놀라게 했다. 이용관(57) 회장은 사천스포츠클럽의 성공비결에 대해 “클럽, 시청, 교육청이 삼위일체가 되어 운영한 결과”라고 자부했다. 특히 2007년부터 스포츠클럽을 한시적으로 운영한 것이 큰 힘이 됐다. 출발 당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실패에서 얻은 운영 노하우와 인맥, 우수한 지도자들은 사천스포츠클럽의 가장 든든한 배경이다.
국민생활체육회 지역진흥부의 송명근 차장은 “사천스포츠클럽은 불만과 민원이 ‘제로’인 우수클럽”이라고 귀띔했다.
● 출범 당시 150명서 현재 702명으로 회원 수 급증
사천스포츠클럽의 회원은 현재 702명(남자 441명·여자 261명). 이중 청소년이 241명으로 가장 많다. 그만큼 ‘젊은 클럽’이다. 지도자는 정규직, 파트타이 강사, 자원봉사자를 포함해 모두 24명이나 된다. 현재는 700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종합형스포츠클럽에 선정되기 전까지만 해도 150여 명에 불과했다. 종목도 3종목뿐이었고, 지도자 역시 3명뿐이었다.
지금은 축구, 농구,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 헬스, 체조, 청소년·유아체육 총 8개 종목을 운영하고 있다. 운영하는 시설도 10개나 된다.
앞서 말했듯 사천스포츠클럽은 시청과 교육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이 덕분에 사천스포츠클럽의 체육시설 대부분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일반 동호회나 개인이 체육관이나 운동장을 사용하려면 사용료를 내야 하지만 사천스포츠클럽 회원이 되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종합형스포츠클럽은 이윤창출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최소한의 회비만을 받고 있다. 다만 클럽운영에 필요한 수익은 서비스의 질을 높여가면서 차츰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 클럽에서 애를 먹는 학교시설 이용도 사천스포츠클럽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천스포츠클럽이 적극적으로 설득과 요청에 나선 덕분이다.
사천교육지원청의 김언근(53) 장학사는 “사천스포츠클럽 이 회장이 관내 체육교사 회의 때 찾아와 종합형스포츠클럽의 취지와 운영계획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한 것이 효과가 컸다”며 “클럽은 강사를 투입해 양질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교는 체육시설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천시청 김대균(56) 체육지원과장은 “시민에게 체육시설을 개방하는 조건으로 인조잔디 설치 등 학교시설 확충을 위해 시에서 20%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종합형스포츠클럽과 학교체육의 연계가 성공 비결
종합형스포츠클럽과 학교 연계의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서포초등학교는 전교생이 70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학교다. 농구에 대한 열정을 지닌 교사의 요청으로 사천스포츠클럽에서 농구강사를 파견했다. 최근 열린 경남 농구대회에 서포초등학교가 전교생이 수백 명이 되는 학교들을 제치고 도 대표로 출전하는 성과를 올렸다.
사천스포츠클럽에서는 테니스도 농구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설 테니스장에서 개인레슨을 받으려면 월 15만원 정도가 들지만 사천스포츠클럽에서는 3만원에 배울 수 있다. 남자회원은 더 받기 어려울 정도고, 여자회원도 쑥쑥 늘어나고 있다. 워낙 회원들이 몰려 최근 6개월 제한규정을 두기도 했다.
출범한 지 불과 7개월 밖에 되지 않은 사천스포츠클럽은 올해보다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클럽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시의 지원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의 성과를 디딤돌로 삼아 국내 최고의 종합형스포츠클럽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이용관 회장은 “언제, 어디서, 누구나 사천스포츠클럽에서 생활체육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문턱을 없애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천(경남)|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