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스포츠동아DB
승리한 적 없는 해발 1200m 악몽의 경기장
슈틸리케 “손흥민 최고 컨디션이길 바란다”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18일 오후 9시55분(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원정 평가전을 치른다.
단순한 평가전이 아니다. 역대전적 9승7무11패의 열세도 아쉽지만, ‘구원’이 있기에 더욱 투지를 자극한다. 빼어난 실력을 갖춘 이란이지만, 최악의 매너로 우리를 자극해왔다. 가장 최근의 만남인 지난해 6월 18일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최종전(0-1 패·울산) 때도 이란 카를로스 케이로스(포르투갈) 감독은 한국 벤치를 향해 2차례 주먹감자(욕설)를 날려 공분을 샀다.
물론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해발 1200m 고지대에 위치한 10만명 수용 규모의 아자디 스타디움은 유독 거칠고 남성적인 분위기로 인해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려왔다. 2009년 2월 2010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를 앞두고는 양국의 축구 영웅 박지성(은퇴)과 네쿠남이 이를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네쿠남이 “10만 관중이 가득 찰 아자디는 한국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도발하자, 박지성은 “천당일지, 지옥일지 경기 후 이야기하자”고 응수했다. 6만3000여명이 입장한 실제 경기에서 한국은 후반 박지성의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거두며 웃었다.
그러나 한국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2무3패다. “이기는 경기를 펼치겠다”던 슈틸리케 감독의 약속이 지켜질지 관심을 모은다.
이란 격파의 선봉에는 손흥민(22·레버쿠젠)이 선다. 그는 다리 근육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14일 요르단전(1-0 승) 후반 교체로 투입돼 19분을 뛰며 건재를 과시했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과감한 슛과 빠른 돌파로 팀 공격의 중심에 섰다. 올 시즌 10골(리그 4골·리그컵 1골·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2골 및 본선 3골)을 뽑은 파괴력을 이란전에서 발휘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출국에 앞서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가 필요할 때 손흥민이 최고의 컨디션이길 바란다”고 했다. 지금이 바로 손흥민이 필요한 순간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