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패배에도 홀로 빛난 손흥민

입력 2014-11-2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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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스포츠동아DB

왼쪽 윙포워드 풀타임 출전 위협적 몸놀림
대표팀 총 슈팅 8개중 홀로 4개 유효슈팅
내년 1월 아시안컵 슈틸리케호의 ‘믿을맨’

패배 속에서도 손흥민(22·레버쿠젠)의 가치는 빛났다. ‘믿을 맨’ 손흥민이 2015 호주 아시안컵의 희망으로 우뚝 섰다.

축구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원정 평가전에서 0-1로 졌다. 40년에 걸친 아자디 스타디움 무승 징크스는 깨지 못했지만, 손흥민은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줬다.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해 90분 내내 그라운드를 누볐고, 이란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장면을 수차례 연출했다.

대한축구협회 공식 경기기록지에 따르면, 이날 축구대표팀은 전·후반을 통틀어 총 8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이 중 손흥민은 혼자 4개를 책임졌는데, 모두 유효슈팅일 정도로 밀도가 높았다. 왼발잡이 박주호(27·마인츠)가 오른쪽 프리킥과 코너킥을 찼지만, 왼쪽 프리킥과 코너킥은 손흥민이 담당하며 ‘전담 키커’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이기도 했다.

손흥민의 공격본능은 전반 10분 만에 꿈틀거렸다. 이청용(26·볼턴)이 왼쪽 측면을 돌파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손흥민은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헤딩슛을 연결했다. 그러나 상대 수비가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공을 걷어내 득점에는 실패했다. 전반 40분 날린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도 위협적이었지만, 상대 골키퍼 알리 레자 하지지의 슈퍼 세이브에 가로막혔다.

손흥민은 박지성(33)의 은퇴 이후 왼쪽 윙포워드 자리를 물려받은 대표팀의 중핵이다. 전문가들의 평대로 혼자서도 골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소속팀 레버쿠젠에서도 올 시즌 17경기에 출전해 10골을 터트리며 절정의 골 감각을 뽐내고 있다. 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C조 4차전 제니트와의 원정경기에선 한국인 최초로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멀티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비록 대표팀에선 6월 2014브라질월드컵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최종전 이후 7경기에서 골맛을 못 보고 있지만, 18일 이란전에서 보여준 가공할 움직임은 내년 1월 아시안컵 전망을 밝게 한다.

사실 손흥민에게 아시안컵 무대는 잊을 수 없는 A매치 마수걸이 골의 추억이 깃들어 있다. 2010년 12월 30일 시리아와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A매치 3번째 경기였던 2011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 C조 인도전에서 골네트를 갈랐다. 당시에는 새내기 국가대표였지만, 4년의 시간이 흘러 손흥민은 한국축구의 현재이자 미래로 우뚝 섰다. ‘믿을 맨’은 내년 1월 호주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까.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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