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리버풀 5경기째 무승 ‘날개없는 추락’

입력 2014-11-2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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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털 팰리스 원정 1-3 역전패 충격
‘리버풀 부진=발로텔리 영입’ 집중포화
스터리지 부상에 제라드 슬럼프도 악재

‘명가’ 리버풀의 위상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벌써 5경기째 무승이다. 23일(한국시간) 런던 셀허스트파크에서 벌어진 2014∼201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도 1-3으로 역전패했다. 전반 2분 터진 리키 램버트의 선제골로 앞서다가 내리 3골을 허용했다. 4승2무6패(승점 14)로 12위까지 내려앉았다. 선두 첼시(10승2무·승점 32)와의 격차는 승점 18까지 벌어져 따라잡기 이미 힘들어진 분위기다.

대니얼 스터리지와 마리오 발로텔리의 부상이 겹쳐 최전방 운용이 어려운 형편이지만, 특유의 끈끈함마저 사라져 더욱 아쉬움을 사고 있다. ‘영웅’ 스티븐 제라드의 슬럼프도 안타깝다. 특히 걱정스러운 것은 살아나지 않는 화력이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로 떠난 루이스 수아레스의 빈 자리가 너무 크다.

수아레스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만 31골을 터뜨렸다. 이 자리를 메우기 위해 영입한 발로텔리를 향해 끊임없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현지 스포츠 방송들은 ‘리버풀 부진=발로텔리 영입’을 주제로 패널들이 토론하는 별도의 특집 프로그램까지 제작하며 리버풀을 비난하고 있다. 지난 시즌 2위에 오르며 모처럼 ‘명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듯했지만, 발전은커녕 오히려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버풀 브랜던 로저스 감독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는 “모든 것이 내 책임이다. 경기력과 결과 모두 실망스럽다. 실수도 많았고, 호흡도 맞지 않았다. 자신감도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뚜렷한 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현지 전문가들은 어떤 감독이 지휘봉을 잡더라도 리버풀의 현재 경기력으로는 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잠시나마 희망을 품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딱히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중요한 승부가 계속 이어진다. 집중해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는 로저스 감독의 한숨 섞인 말에 리버풀 담당 취재진의 얼굴 또한 딱딱하게 굳어진 바 있다. 내년 1월 개장할 겨울이적시장에서 대대적이고 적극적으로 전력을 보강할 필요도 있겠지만, 뿌리 깊은 패배의식을 털어내는 것이 리버풀에게는 더 절실해 보인다.

런던|허유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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