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족쇄 풀린 박용택 “10년연속 3할 치겠다”

입력 2014-11-2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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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 스포츠동아DB

4년전 34억원 계약불구 보장액수 15억대
이번엔 옵션 없이 4년 50억 모두 보장금액

과도한 옵션계약은 선수뿐 아니라 감독에게도 큰 부담을 주는 덫이 될 수 있다. 김기태 KIA 감독은 LG 감독시절 시즌 막바지 박용택(35·사진)이 경기에 출장하는 걸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자 의아하게 바라 본 적이 있다. ‘프로선수라면 누구나 팀을 대표해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는 김 감독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다음날 확인한 결과 연봉과 맘먹는 옵션이 문제였다. 범타 하나가 한 해 동안 쌓은 옵션 달성을 날려 버릴 수도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김 감독은 이후 구단에 정중하게 ‘선수가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고 있으니 조건을 완화 시켜줄 수 없겠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LG가 이를 받아들였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박용택은 4년 전인 2010시즌 후 첫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획득했다. 그 해 4년 최대 34억원에 계약했다. 계약금은 8억원이었고 연봉은 3억5000만원이었다. 그러나 보장 계약은 3년으로 계약금도 5억원만 먼저 수령했다. 최대 금액은 34억원 이었지만 보장액수는 15억5000만원. 프랜차이즈 스타로 LG에서 9년간 꾸준히 활약했지만 선수에게는 실망스러운 계약이었다.

특히 옵션은 4년 내내 박용택을 괴롭혔다. 감독과 코칭스태프도 힘들었다. 26일 LG는 박용택과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했다. 계약금 18억원, 연봉 8억원이다. 모두 보장금액이다.

박용택은 계약 후 “가족 같은 LG에서 선수생활을 계속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10년 연속 3할 타율을 목표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4년 전 옵션 계약에 대해서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솔직히 너무 힘들다”는 말을 했었다. 그러나 이제 족쇄에서 자유롭게 풀렸다. 지난 4시즌 동안 매해 3할 타율 이상, 세 자릿수 안타(3시즌은 150안타 이상), 60타점 이상을 기록하며 얻은 노력의 결과다.

1979년생인 박용택은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37세다. 계약 마지막 해인 2018년은 40대다. 최근 FA시장이 폭등하고 있지만 그동안 자주 프랜차이즈 스타와 좋지 않은 이별을 했던 LG로서는 최선을 다한 예우다. 박용택 역시 협상과정에서 예의를 다하며 ‘영원한 LG맨’을 택했고 영구결번을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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