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정 역대 최고대우’ 위해 눈치작전

입력 2014-11-28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최정-김강민(오른쪽). 스포츠동아DB

김강민 FA협상에 박경완 투입해 성사

SK가 프리에이전트(FA) 우선협상 마감일인 26일 최정(4년 총액 86억원), 김강민(4년 총액 56억원), 조동화(4년 총액 22억원)의 잔류계약에 성공했다. 자체 FA ‘빅3’를 모두 잡은 SK는 흡족함을 띠며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이런 쾌감을 느끼기까지 숨 막히는 막전막후의 이야기가 숨어있었다.


● 최정, 합의 해놓고 발표 늦춘 사연

SK는 FA 사상 최고대우를 해놓고도 발표를 미뤘는데 액수 때문에 끝까지 고심했다. 최정과 실랑이를 벌이느라 늦어진 것이 아니라 다른 팀의 협상 추이를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삼성 윤성환이 92억원에 FA 계약을 한다는 출처불명의 루머가 돌았던 탓이다. 윤성환의 계약을 지켜보고, 확실히 최정의 최고대우를 보장해주고 싶었지만 저녁까지 움직임이 없자 SK가 먼저 발표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86억원이라는 숫자를 결정하고, 최정에게 동의를 구했다. 역대 최고대우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몇 시간 더 버텼으면 몇 억이 더 올라갈 수 있었음에도 최정이 두말없이 사인을 해준데 대해 SK는 고마움을 감추지 않았다.


● 김강민 잔류 일등공신은 박경완 육성총괄

24일 두 번째 만남에서 잔류가 확정된 최정과 달리 김강민은 계약 성사 자체가 불투명했다. 이에 SK는 박경완 육성총괄을 협상파트너로 투입하는 모험을 걸었다. 박 총괄은 현역시절, 오랜 기간 김강민을 룸메이트로 데리고 있었다. 김강민이 멘토처럼 따르는 존재다. 존경하는 선배를 협상 파트너로 대하는 것이 껄끄러울 수 있었겠지만 SK는 ‘어차피 못 잡을 상황인데 해볼 것은 다해보자’는 심정으로 추진했다. 박 총괄은 24∼25일 이틀간 김강민과 술만 마셨다. 둘 다 술을 잘 못하는데 폭탄주를 10잔 이상 마셨다. 그리고 26일 무려 10시간에 걸쳐 김강민과 긴 대화를 나눴다. SK 프런트도 돌아가며 협상장에 나타나 김강민의 마음을 돌리려 애썼다. 절망적일 줄 알았던 계약은 타결됐고, 박 총괄이 김강민을 맡는 사이에 민경삼 단장과 진상봉 운영팀장은 또 하나의 FA 조동화에 집중해 계약을 성사시켰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