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대제전]서건창 이호준 허경민 “광주일고 우승위해 뭉쳤죠”

입력 2014-12-06 15: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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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VP 서건창 비롯 이호준 허경민 새벽차 타고 마산 집결
- 오랜만에 모교 광주일고 유니폼 입고 클린업트리오 출전
- “지난해 첫판 탈락 되풀이할 수 없다” 우승을 향한 결의
- 1회전서 전통의 라이벌 천안북일고에 7회말 끝내기 승리

“광주일고 자존심이 있는데 또 첫판에 질 수는 없잖아요.”

현역 프로야구 최고 스타들이 모교 광주일고의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뭉쳤다. 올 시즌 MVP(최우수선수)인 넥센 서건창(25)을 비롯해 NC 4번타자 이호준(38)과 두산 내야의 멀티플레이어인 허경민(두산)이 6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야구대제전(대한야구협회·스포츠동아 공동주최)에 참가했다.

광주일고는 이날 낮 12시부터 전통의 라이벌인 천안북일고와 1회전에서 맞붙어 동문 선배들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실제로 이들 3인방은 덕아웃에 얼굴만 비친 게 아니라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경기가 끝날 때까지 풀타임으로 뛰었다. 서건창은 3번 2루수, 이호준은 4번 지명타자, 허경민은 5번 3루수로 선발출장해 중심타선을 책임졌다.

무엇보다 모교를 생각하는 이들의 성의에 동문 선후배들도 감동했다.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 새벽차를 타고 마산까지 내려왔기 때문이었다.

이호준은 2013년부터 마산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NC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자녀들의 전학이 여의치 않아 집은 인천에 있다. 그는 “새벽에 인천에서 서울로 이동해 새벽 기차를 타고 왔다”며 웃었다.

서건창은 “서울에서 아침 7시에 고속버스를 타고 마산으로 왔다”고 했다. 전날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에서 시상하는 ‘최고의 선수상’을 받는 등 연말 각종 시상식을 포함해 각종 행사들이 겹치면서 눈코 뜰 새도 없이 바쁘지만 새벽잠을 설치며 모교를 위해 기꺼이 참가했다. 한때는 신고선수에다 방출의 설움도 겪었던 무명선수였지만, 이날 모교 선후배들도 서건창과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줄을 서는 등 이제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섰다. 허경민도 이날 새벽차를 타고 마산까지 달려왔다. 북일고 역시 최근 두산으로 둥지를 옮긴 한용덕 코치를 비롯해 LG 김정민 코치, 롯데 구동우 양용모 코치 등 졸업생들이 대거 참석해 후배들을 응원했다.

이날 경기는 역시 전통의 명문고의 대결답게 중반까지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5회초 북일고가 먼저 1점을 올렸지만 광주일고는 6회말 2사후 이호준의 우중간 빗맞은 안타와 허경민의 우중간 3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인 7회말 2사 2루서 강민국(NC)의 끝내기 중전 적시타로 광주일고가 짜릿한 2-1 승리를 거뒀다. 16강에 진출한 광주일고는 8일 오후 4시 부전승으로 16강에 선착해 있는 상원고(전 대구상고)와 8강진출을 다툰다.

이호준은 경기 후 “작년에도 참가했지만 처음엔 웃고 왔다가 막상 경기에 임하니 살벌했다. 져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더라. 그런데 첫판에서 져서 탈락하는 바람에 자존심이 상했다. 올해는 그래서 내가 현역 선수들에게 연락을 하면서 참가를 독려했다. 16강전에 올랐으니 이제 모창민 김상현 강정호에다 광주일고 출신 KIA 현역 선수들도 5명 정도 참가한다고 했다. 나는 지인 결혼식 때문에 16강전에는 참가를 못하지만 이후 계속 와서 우승을 차지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민폐 끼칠까봐 마산구장 도착하자마자 실내훈련장 가서 타격훈련을 하고 나왔다. 귀중한 안타 하나 쳐서 다행이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서건창 역시 “광주일고 후배들도 있고, 대선배님들도 계시니까 분위기가 장난 아니더라. 승부니까 긴장이 됐다. 재미있었다”며 웃었다. 이날 3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한 허경민은 “1라운드에서 이겼으니까, 우승을 하면 후배들에게 도움(모교발전지원 상금 1000만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산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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