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 뚫고 달려온 ‘대구고’ 박석민

입력 2014-12-09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대구고 졸업생인 박석민(삼성·오른쪽)이 8일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4야구대제전 군산상고와 16강전에서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후배의 인사에 머쓱해하고 있다. 창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대구고 첫 메이저 전국대회 우승 멤버
모교 유니폼 입고 올 시즌 첫 도루까지


“오랜만에 모교 유니폼을 입고 뛰니까 뿌듯하고 보람차네요.”

삼성 박석민(29)은 여전히 활기찼다.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연신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모처럼 학창 시절의 유니폼을 입고 선후배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어서다.

박석민은 8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야구대제전(대한야구협회·스포츠동아 공동주최) 16강전 군산상고와의 경기에서 대구고 4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당초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경기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눈보라를 뚫고 대구에서 마산으로 차를 몰았다. 그래서일까. 주최 측은 운동장에 쌓인 눈과 향후 일정을 고려해 ‘추첨으로 경기 승자를 정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했지만, 대구고는 “꼭 경기를 해서 승부를 가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결국 어렵게 달려온 박석민에게도 기회가 왔다. 그는 “지난해 개인적인 일 때문에 참가하지 못해서 올해는 꼭 오고 싶었다”며 “모처럼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해 기분이 새롭다”고 활짝 웃었다.

박석민은 대구고의 영웅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단순히 대구고 출신의 유명 프로야구 스타라서가 아니다. 대구고는 2003년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창단 후 처음으로 메이저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3학년이던 박석민이 그 주역으로 활약했다. 그는 “그때가 지금도 생각이 난다. 당시 나보다도 우리 멤버들이 정말 막강해서 우승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박석민은 7회까지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그가 후배들과 함께 경기에 나섰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했다. 게다가 1회에 2루 도루까지 성공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개인 올 시즌 첫 도루였다”며 껄껄 웃었다.

마산|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