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걸려 날아온 밴 헤켄, 외국인 투수 역대 3번째 수상

입력 2014-12-1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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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러브 내조자들의 미소.’ 넥센 박병호의 아내인 이지윤 전 아나운서(왼쪽)와 밴헤켄의 부인인 앨리나가 9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웃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미모 아내와 참석…“나의 통역에 감사”소감도 위트

뜻 깊은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시간만 12시간에 달하는 먼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넥센의 외국인투수 앤디 밴 헤켄(35)은 9일 2014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마지막 수상자로 호명됐다. 골든글러브에서도 단연 ‘꽃 중의 꽃’인 투수 부문. 밴 헤켄은 수상 호명을 받자 경쾌한 발걸음과 환한 미소로 시상대를 향해 나아갔다. 뒷자리에 앉은 그의 와이프 앨리나가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밴 헤켄을 바라봤다. 영광스러운 자리를 뿌듯해했다. 2009년 로페즈(전 KIA) 이후 무려 5년 만이자 외국인투수 역대 3번째(2007년 두산 리오스가 첫 번째) 골든글러브였다.

밴 헤켄은 올 시즌 20승(6패)을 올리며 7년 만에 20승 투수 대열에 합류했다. 극심한 ‘타고투저의 해’로 기록될 2014년에 달성한 20승이라 더욱 뜻 깊었다. 전 두산 소속 리오스가 2007년 마지막 20승을 거둔지 7년만이었고, 역대 7번째 선발투수 20승 고지(외국인선수 2번째)를 밟았다.

밴 헤켄은 시상식 참석을 위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한국시리즈를 마치고 고향인 미국 미시건주로 떠났지만 긴 비행도 문제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일본 등지에서 러브콜이 줄을 이었지만 넥센과 총액 80만 달러(약 8억9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최고의 공을 던질 수 있게 된 한국무대를 사랑했다. 그리고 재계약을 이끌어낸 넥센의 참석 요청이 더해지면서 자리를 빛냈다. 둘은 레드카펫에서 우월한 미모를 과시하며 할리우드 커플 못지않은 주목과 시선을 끌었다. 밴 헤켄은 “구단의 요청도 있었지만 수상 느낌이 들어 시상식에 왔다”고 밝혔다.

배려 넘쳤던 수상소감도 인상적이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과 코칭스태프, 동료들과 프런트,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 브랜든 나이트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면서도 외국인 특유의 위트를 빼놓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가장 통역을 잘 하는 브라이언한테도 감사드린다”고 좌중을 폭소케 했다. 궂은일도 마다않고 힘써준 지근거리의 통역에게 짧게나마 고마움을 전한 것이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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