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피플] 성장통 이승현 “돌파구 찾았다”

입력 2014-12-17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슈퍼 루키’ 이승현은 오리온스의 개막 8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2라운드 중반 이후 상대의 전력분석 등으로 고전하며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이승현은 단점 보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다시 힘차게 비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오리온스 이승현

2라운드부터 상대팀 집중분석에 수비압박 강해져 ‘정체기’
오른쪽 돌파 집중훈련으로 좌우균형…슛 타이밍도 빠르게


올 시즌 최고의 신인이란 찬사와 함께 프로에 데뷔한 이승현(22·오리온스)은 개막과 함께 맹활약을 펼쳤다. 내·외곽을 모두 겸비한 그의 플레이에 프로 선배들도 쩔쩔 맸다. 일각에선 “약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오리온스는 이승현을 앞세워 개막 8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2라운드 중반부터 ‘슈퍼 루키’에게도 성장통이 찾아왔다. 팀 성적도 하향세로 돌아섰다. 오리온스는 15일 선두 모비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는 3연패의 늪에 빠져있었다. 다행히 이날 경기에서 79-70으로 이겨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승현도 재도약할 기세다.


● 상대 전력분석에 대한 대처? ‘양쪽 날개로 날기 위해 땀 흘려야!’

“지금이 정체기라는 것을 저도 인정합니다.” 15일 경기를 앞둔 이승현은 속 시원하게 자신의 현재 상태를 설명했다. 1라운드에서 이승현이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자 각 팀은 그를 면밀히 해부하기 시작했다. “2라운드부터는 상대가 확실히 돌파의 방향, 슛 타이밍 등을 많이 연구하고 나온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승현은 왼손잡이다. 아무래도 왼쪽으로 드리블하는 것이 편하다. 대학 시절까지만 해도 왼쪽만으로도 충분히 통했다. 그러나 프로 무대에선 달랐다. 상대는 전력분석을 통해 한층 강해진 수비로 그를 압박했다. “일단 돌파를 해도 용병들이 도움 수비를 들어오니, 그 점이 솔직히 어려워요.”

그러나 이대로 막힐 이승현이 아니다. 자신의 경기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수시로 돌려보며 단점 보완을 위해 애쓰고 있다. 특히 개인훈련 때는 오른쪽 돌파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양쪽 날개를 모두 사용해 더 높이 날기 위해서다. 슛 타이밍을 한 박자 더 빠르게 하는 것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 더 배워야 한다는 겸손함,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자신감

‘두목 호랑이’로 불린 이승현은 고려대가 무려 15년 만에 배출한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선수다. 고려대는 이승현의 입학 이후 오랜 암흑기에서 벗어났다. 2년 후배 이종현(20)이 가세한 뒤에는 대학 무대를 사실상 평정했다. “대학 때 어려운 시절을 견뎌본 게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아요. 덕분에 이 시기도 잘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려대 암흑기 탈출의 선봉장으로 활약하며 그의 승부근성은 더욱 단련됐다. “경기 동영상으로 제 플레이를 다시 보면 욕이 나올 정도에요. 제가 못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은 나쁘지만, 워낙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자극이 많이 됩니다. 경기 내용도 좋아지고 있고, 멤버 구성도 괜찮기 때문에 우리 팀은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겁니다.” 그의 말투에선 더 배워야 한다는 겸손함과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동시에 묻어나왔다.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허일영의 부상 때문에 이승현에게 외곽 공격을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허일영이 복귀하면 이승현의 능력을 내·외곽에서 더 많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tupman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