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포스팅금액 500만2015달러의 의미는

입력 2014-12-2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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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목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2015달러는 2015년 활약 기대하는 위트
500만 달러만 써낸 구단 이기겠다는 의지

500만2015달러.

넥센 유격수 강정호(27)와의 독점교섭권을 따내기 위해 메이저리그 어느 구단이 써낸 포스팅 최고금액이다. 그 ‘어느 구단’의 실체는 포스팅 액수가 발표된 지 하루가 흐른 21일까지도 알려지지 않아 더욱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러나 그 ‘키다리 아저씨 구단’을 몰라도, 500만2015달러라는 숫자만으로도 적잖은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 500만2015달러의 무게감

동양인 야수가, 그것도 일본에 비해 메이저리그의 검증 선례가 없었던 한국프로야구 출신이 500만 달러의 ‘보증’을 받아낸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엄청나다. 시애틀이 2000년 11월 스즈키 이치로에게 1312만5000달러, 미네소타가 2010년 11월 니시오카 쓰요시에게 532만 9000달러를 써낸 것에 이어 메이저리그 동양인 야수 역대 3위에 해당하는 액수다. 내야수로는 2위다.

끝자리에 2015달러라는 숫자가 붙어있는 사실도 유의미하다. 2015년 활약을 기대하는 위트도 담겨있지만 500만 달러만 달랑 써낸 구단을 이기겠다는, 반드시 강정호를 데려오겠다는 의지가 배어있기 때문이다.

SK 김광현과 KIA 양현종이 잇따라 포스팅에서 기대치를 밑돈 액수를 받아들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일단 접은 상황에서 나온 500만 달러라 더 가치 있다. 아주 특별했던 2012년 11월 류현진(LA 다저스 응찰액 2573만7737달러33센트) 케이스와의 비교는 무리라는 것이 상식이다. 강정호가 유격수 수비능력에서 의문부호를 달고 있지만 이를 상쇄할 만큼 공격력에 대한 기대감을 메이저리그가 가지고 있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 그럼에도 불확실성은 남아있다

왜 강정호 영입을 위해 500만2015달러를 써낸 구단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지를 놓고 억측이 무성하다. 끝자리 2015달러까지 써낼 정도로 신중을 기한 팀이 왜 목적을 이룬 뒤 정작 조용히 있느냐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메이저리그는 윈터미팅 이후 구단 핵심 관계자들이나 상당수 기자들이 휴가를 가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은 것이지 감추는 것은 아니다”란 얘기도 있다. 현지 시간으로 휴일이어서 발표가 늦춰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강정호의 독점 교섭권을 획득한 팀은 이르면 22일, 늦어도 현지 시간으로 휴일이 끝나는 23일에는 알려질 전망이다. 관건은 그 다음부터인데 과연 그 팀이 강정호를 어떠한 쓰임새로 보고, 500만 달러를 써냈는지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강정호가 익숙했던 유격수를 유지할지, 아니면 결별할지 여부가 가늠될 수도 있다. 또 빅마켓 팀인지 아닌지에 따라 향후 몸값 협상과 팀 내 위상도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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