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는 어떤 팀?

입력 2014-12-2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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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C 파크.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박찬호 메이저리그 ‘124승’ 마침표 찍은 곳

2010년 10월 2일.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피츠버그는 시즌 160번째 경기를 플로리다와 치르고 있었다. 3-1로 앞선 5회, 존 러셀 감독은 갑자기 호투하던 선발 다니엘 매커친을 교체한다. 마운드에 오른 주인공은 박찬호였다. 9월 13일 박찬호가 구원승을 거두자 현지에서 ‘123승으로 노모 히데오와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그 최다승 타이를 이뤘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러셀 감독은 이 때 박찬호에게 남은 1승의 의미를 알게 됐다.

그리고 선발승을 앞둔 투수를 교체하면서 17년을 기다린 꿈을 응원했다. 결과는 3이닝 무실점 승리, 박찬호의 마지막 빅리그 승리 124승이었다. 박찬호의 마지막 빅리그 유니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많은 야구팬들에게 기억된 순간이었다.

팀 상징 ‘해적’과는 다른 친근한 이미지. 그러나 피츠버그는 뉴욕 양키스, 보스턴 등에 비해 매우 생소한 빅리그 팀 중 하나다. 이제 강정호(27)의 팀이 된다면 한국프로야구 출신 메이저리그 야수1호의 첫 번째 유니폼으로 더 오래 기억될 수도 있다.

피츠버그는 1882년 피츠버그 앨러게니스라는 이름으로 창단됐다. 아메리칸어소시에이션 리그 창단 멤버였지만 1887년 내셔널리그로 옮겼다. 현재 팀 이름 파이어리츠는 1891년부터 불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사라진 플레이어스리그에서 유명 선수들을 뺏어오는 모습이 해적의 약탈로 비유되며 얻은 이름이다.

132년의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며 그동안 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1874년 피츠버그에서 태어난 전설적인 유격수 호너스 와그너는 팀 역사상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8번의 타격왕과 5번의 타점왕과 함께 통산 3415안타를 기록한 와그너의 동상은 홈구장 PNC파크 앞에 자리하고 있다. 니카라과에 구호 물품을 전하기 위해 날아가다 비행기 추락으로 세상을 떠난 로베르토 클레멘테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그의 이름을 딴 상을 받는 것을 최고의 영예로 생각하는 스포츠 영웅이다. 위대한 기록을 세웠지만 약물로 얼룩진 베리 본즈는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으며 7시즌(1986∼1992)을 뛰었다.

앤드루 매커친(28)은 피츠버그가 자랑하는 메이저리그 최고 야수 중 한명이다. 2013년 내셔널리그 MVP로 피츠버그가 내년 시즌에도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는 배경의 중심에는 매커친이 있다. 2012년 6년 5150만 달러에 연장 계약을 맺으며 장기적인 팀 재건의 핵심 전력이 됐고 정확성, 장타력, 수비, 주루 등 메이저리그 최고의 파이브툴 플레이어로 꼽힌다.

피츠버그는 1993년부터 2012년까지 20년 연속 5할미만 승률이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썼다. 미국 4대 프로스포츠 팀 중 최다연속 5할미만 승률이다. 내년 1패만 더하면 메이저리그 역대 4번째 1만 패 팀도 된다. 지금은 10년간 6차례 지구 우승, 2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1970년대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빅 마켓 팀 같은 대형 FA영입 계약은 없지만 꾸준히 유망주를 길러내며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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