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렛츠런파크 서울 3경주 결승선을 1착으로 통과하며 개인통산 1900승을 기록한 박태종 기수.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올해 부상 공백으로 인한 부진 아쉬움 달래”
“올해 부상 공백으로 너무 부진했다. 다행히 1900승을 달성해 아쉬움을 약간 달랠 수 있었다. 내년에는 몸을 추슬러 더 좋은 성적으로 팬 성원에 보답하겠다.”
한국경마 개인 최다승을 질주중인 ‘경마 대통령’ 박태종(49) 기수가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21일 렛츠런파크 서울 제3경주에서 우승하며 개인통산 1900승을 올린 것이다. 이날 ‘마이킹데이’에 기승한 박 기수는 레이스 중반까지 2위권을 달리다 직선주로에서 멋진 역전승을 거뒀다.
박 기수는 1900승 고지를 정복했지만 활짝 웃을 수 없었다. 부상 여파로 시즌 내내 이어진 부진이 마음에 걸렸다. 지난해 1월 박 기수가 1800승을 달성하자 전문가들은 해마다 70승을 올리는 추세를 감안, 3년 내 2000승의 대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올해 39승(25일 현재·다승 8위)을 수확하는데 그쳤다. 사실상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시즌 50승이 좌절됐다. 이 때문에 2000승 정복 시기도 뒤로 밀렸다.
전성기만큼 성적은 내지 못하지만 박 기수가 한국경마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하다. 그가 부진에 빠진 사이 5년 연속 100승, 시즌 최다승 등의 기록을 세우며 한국경마의 간판으로 성장한 문세영(34)기수에게도 ‘박태종’이라는 이름은 여전히 커다란 산이다. 문 기수는 8월 통산 1000승을 세운 후 가진 인터뷰에서 “박태종 선배의 뒤를 쫓아 달리다 보니 이 자리까지 왔다. 그와 함께 말을 탈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의욕이 솟는다”며 대선배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했다. 지천명을 앞둔 나이에도 경주로를 질주하는 ‘살아있는 전설’의 존재만으로도 후배 기수들에겐 자극이 되는 것이다. 문 기수는 현재 1073승을 거둬 박 기수에 827승이 뒤져있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