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있는 그룹’ 풍뎅이, 바빴던 1년 더 바빠질 1년 [인터뷰]

입력 2014-12-26 06: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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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뎅이, 사진|도마엔터테인먼트


팀명은 풍뎅이, 멤버는 빨강, 파랑, 노랑… 파워레인저와 같은 전대물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이 이름들의 주인공은 이제 데뷔 1주년을 맞이한 파릇파릇한 3인조 걸그룹의 이름이다.

이름만 들어도 ‘특이하다’라는 평을 넘어 ‘황당하다’라는 반응을 자아내기 충분한 그룹 풍뎅이가 팀명과 어울리는 제목의 싱글 ‘배추보쌈’을 들고 돌아왔다.

그룹명에서부터 주는 충격이 강렬한 탓에 새삼스럽게 소개를 하기는 했지만 풍뎅이는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꽤나 유명한 그룹이다.

특이한 그룹명은 차치하더라도 데뷔곡 ‘알탕’부터 후속곡 ‘잘탕’과 ‘솜사탕’, 신곡 ‘배추보쌈’까지 이어지는, 노래제목인지 식당메뉴인지 헷갈리는 곡명은 한번만 들어도 좀처럼 잊어버리기 힘들다.

어떻게 보면 걸그룹이 사용하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이름일 수도 있지만 빨강, 파랑, 노랑은 오히려 이구동성으로 “마음에 든다”라고 답했다.

파랑은 “풍뎅이가 바람풍(風)에 귀염둥이를 합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귀염둥이라는 뜻인데 사실 이게 나중에 끼워 맞춘 거다”라며 “그냥 대표님이 벌레 풍뎅이에 꽂혀서 풍뎅이라고 지었다. 웃긴 건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벌레가 풍뎅이가 아니고 무당벌레였다”라고 말해 자칫 팀명이 무당벌레가 될뻔한 일화를 밝혔다.

이어 멤버명에 대해서 빨강과 노랑은 “우리를 보고 신호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라며 “이름을 한번 들으면 잘 잊어버리지도 않고, 멤버별로 빨강, 파랑, 노랑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실 그룹명이나 멤버명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더욱 재미있는 건 노래 제목이다. 분명 걸그룹 노래제목인데 ‘알탕’, ‘솜사탕’, ‘배추보쌈’을 나란히 놓고 보면 식당 메뉴가 먼저 생각 떠오른다.

‘배추보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파랑은 대번에 “보쌈 가게 모델이 하고 싶다. 할머니보다 잘할 자신 있다”라고 광고 욕심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 ‘배추보쌈’ 포스터를 포장마차에 붙여두자 메뉴로 착각한 손님들로부터 주문을 받은 ‘슬프지만 웃긴’ 일화를 털어놓은 이들은 아예 프렌차이즈 식당을 해보는 게 어떠냐는 농담 섞인 말에 “다음 곡도 또 먹는 거냐고 궁금해 하는 팬들도 많긴 하다”라고 풍뎅이밖에 할 수 없는 고민을 떠안았다.

풍뎅이 빨강, 사진|도마엔터테인먼트


◆ 빅뱅 승리와 손예진에 도전하는 파랑과 빨강

풍뎅이 노래의 최고 특징은 여타 걸그룹이 절대 따라할 수 없는 이들만의 독특한 ‘사투리랩’ 으로 ‘배추보쌈’ 역시 표준어와 경상도, 전라도 사투리가 모두 가사에 들어간다.

그리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풍뎅이의 빨강, 파랑, 노랑은 각각 대구와 광주, 서울 출신이기도 하다.

이중 같은 광주 출신이자 빅뱅의 멤버인 승리가 다닌 학원을 같이 다녔다고 밝힌 파랑은 빨강과 노랑에게 “앞으로 ‘승리 아카데미’가 아니라 ‘파랑 아카데미’로 만들면 되겠다”라는 말을 듣자 빅뱅의 팬덤을 의식하고 당황한 모습을 보여 모두를 폭소케 했다.

하지만 주변에서의 강요에 가까운 권유가 이어지자 파랑은 “내가 희생하겠다”라며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승리 선배님처럼 유명하고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뜻이다. ‘광주의 아들’을 이을 ‘광주의 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급히 수습에 들어가 거듭 웃음을 선사했다.

이어 대구 출신의 빨강은 “같은 고향인 손예진 선배님과 같은 멋진 연기도 도전해 보고 싶다”라고 바람을 덧붙였고, 파랑은 기다렸다는 듯이 “손예진에게 도전하는 것이냐?”라고 복수에 나서 유쾌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처럼 파랑과 빨강은 나란히 존경(?)하는 고향 선배를 지목했지만 노랑은 특별히 지목한 선배가 없었다.

대신 노랑은 “서울 출신 연예인이 누가 있는지 잘 모른다”라고 답해 ‘시골 사람들이나 자기 고향 유명인이 누구인지 잘 안다’라는 말을 새삼 확인시켜주었다.

풍뎅이 파랑, 사진|도마엔터테인먼트


◆ 바빴던 1년, 더 바빠지길 바라는 1년

풍뎅이와 인터뷰를 진행한 날은 때마침 이들이 데뷔 1주년이 되던 날로, 이들의 1년은 상당히 바쁘게 진행됐다.

‘알탕’과 ‘잘탕’, ‘배추보쌈’의 3장의 싱글과 ‘솜사탕’이 수록된 미니앨범 ‘풍뎅이 풍뎅이 Go’, 월드컵 응원가 ‘축구하는데 밥이?’ 등 음악활동은 물론이고, CF와 MC, 예능, 각종 행사 활동도 병행해왔다.

특히 노랑의 경우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 출연하기도 하는 등 연기에 까지 영역을 넓힌 상태다.

노랑은 “출연 장면이 그리 많지는 않은데 임팩트가 있다”라며 “영화를 본 사람에게 ‘동사무소 직원’이라고 하면 다들 ‘아!’하고 안다. 궁금하면 영화를 봐라”라고 은연중에 자신의 출연작을 홍보했다.

또한 노랑은 이날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유독 혼자서만 ‘다나까’ 말투를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뒤늦게 “내가 ‘다나까’를 쓰고 있었나?”라며 스스로도 깜짝 놀란 노랑은 “군대에서 쓰던 말투가 습관이 됐나보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방홍보원에서 제작한 ‘으랏차차 이등병’에 출연했던 풍뎅이는 군부대에 입소해 함께 훈련을 받았고, 혹한기 대비 훈련을 끝으로 모든 촬영을 마쳤다.

그리고 멤버 중 유독 ‘군대 물’이 덜 빠졌던 노랑은 “군대에 두고 온 ‘전우’들이 보고 싶다”라며 “실제 어렸을 때 친구를 부대에서 만나기도 했다”라고 군대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1년간 바쁘게 달려온 풍뎅이이지만 당분간 휴식보다는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당장 크리스마스에도 “그냥 일로 바빴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풍뎅이는 “‘배추보쌈’이 많이 알려지고 풍뎅이가 잘됐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마찬가지로 코앞으로 다가온 2015년 소망 역시 풍뎅이는 “방송과 공연으로 더 많이 찾아뵈면 좋겠다”라며 “활발하게 활동해서 잠도 못자고 ‘옛날이 그립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바빴으면 좋겠다”라고 지금보다 훨씬 더 바빠지기를 기원했다.

끝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갑작스럽게 보쌈을 싸듯이 손을 오므려 들어 보이는 ‘배추보쌈’의 키포인트 안무를 선보인 빨강, 파랑, 노랑은 “‘배추보쌈’의 키포인트 안무인 쌈쌈춤을 꼭 기억해 달라”라고 덧붙여 마지막까지 특유의 유쾌함을 발산했다.

풍뎅이 노랑, 사진|도마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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