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김준호-김구라, 돌을 잃어도 게임은 계속된다

입력 2014-12-26 11: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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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닷컴DB

40대를 표현하는 가장 대표적인 단어가 불혹(不惑)이다. 이 단어는 '마흔이 되자 세상의 일에 쉽게 흔들리거나 미혹되는 일이 없었다'는 공자의 말씀에서 비롯된 말로, 50대를 이르는 말인 지천명(知天命)과 함께 가장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이같은 불혹의 나이에도 흔들림은 계속된다. 대한민국의 정상급 개그맨이자 가장 활발하게 활동해야 할 불혹의 두 개그맨 김구라와 김준호는 그 어느때보다 차가운 겨울을 나고 있다.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의 의미에 가장 잘 어울리던 개그맨 김구라는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현재 입원 치료 중이다. 소속사 측은 "구토와 가슴 통증 등을 호소해 부득이하게 녹화에 불참하게 됐다"고 김구라의 현재 상황을 전했다. 그동안 케이블, 종편 등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서 방송 욕심을 냈던 김구라임을 감안하면 그의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하게 한다.

이런 가운데 김구라 아내의 보증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그는 줄곧 방송에서 아내의 경제 관념을 소재로 삼으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다. 하지만 김구라의 공황장애와 함께 밝혀진 보증문제는 상상 이상의 액수로 알려져 대중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결국 그는 매서운 독설 안에 애타는 가슴앓이를 해왔던 셈이다.

버라이어티에 김구라가 있다면, 정통 코미디에는 김준호가 있다. 그는 현재 인기를 구가하는 개그맨들을 대거 거느린 코코 엔터테인먼트의 공동 대표로서도, 개그맨으로서도 올해 남다른 활약을 펼쳐왔다.

특히 '1박 2일'에서도 공개된 바 있는 '부산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은 김준호가 지닌 개그에 대한 열정과 후배들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김준호에게 동업자 복이 없었던 것일까. 최근 코코 엔터테인먼트는 공동대표의 횡령 사실이 알려지고 잠적까지 한 정황도 포착돼 위기를 맞았다. 직접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았지만 후배 개그맨들이 김준호의 리더십을 믿고 코코 엔터테인먼트에 적을 뒀던 만큼 도의적 책임을 진 김준호의 어깨는 나날이 무거워 지고 있다.

이처럼 굳건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 생각하던 두 사람에게 이번 겨울은 유독 가혹하다. 연예인 걱정만큼 무의미한 건 없다지만 그래도 이들을 보고 있으면 '미생' 속 장그래가 침울해진 한석율에게 건네던 그 대사가 생각한다.

‘돌을 잃어도 게임은 계속 된다'고 했다. 부디 두 사람이 지금의 시련을 이겨내고 먼 훗날 이 때를 회상하며 개그 소재로 삼아 시청자들을 웃겨줄 수 있기는 바란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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