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반전인 듯 반전 아닌 유재석의 KBS 연예대상

입력 2014-12-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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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인 듯 반전 아닌 유재석의 대상

언제부터인가 유재석이 연말에 대상을 받는 것은 당연한 수순처럼 되어 버렸다. 그리고 다른 시상식과 달리 그의 수상에는 그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았다.

그러나 27일 공개된 '2014 KBS 연예대상'의 결과는 색다르다. 올해 KBS 예능에 가장 큰 공로를 세운 인물에게 주는 것이 대상이라는 것을 떠올려 보면 과연 KBS 연예대상이 그의 손에 돌아간 것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

이런 의구심은 유재석의 수상소감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대상을 많이 받았지만 이번엔 정말 몰랐다. ‘해피투게더3’, ‘나는 남자다’를 했지만 모든 면에 있어서 내가 이 상을 받는 게 맞는 일인가하는 생각이 들어 죄송하다"고 말했다. 수상자도 기쁘긴 하지만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든 연예대상,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KBS에 대한 기여도만을 놓고 따지면 유재석과 김준호, 차태현이 거의 비등한 수준이다. 특히 김준호의 경우 KBS 예능의 보고(寶庫)라고 불릴만한 '개그 콘서트'의 실질적 리더인데다 1박 2일의 에이스까지 맡고 있다. 2연속 대상을 줬더라도 KBS가 논란에 휩싸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차태현은 망해가던 '1박 2일 시즌2'를 견디고 시즌3까지 함께 했고 다른 후보인 신동엽도 '불후의 명곡'을 지켜온 공로로 볼 때 대상 수상을 받아도 무방한 인물들이다. 이휘재도 대상감으로 충분하다.



그래서 이번 유재석의 수상은 반전 아닌 반전이다. 그는 분명 지금도 국민 MC의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인물이지만 KBS 예능을 짊어진 공로만 봤을 때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속 아이들보다 부족해 보인다.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유재석의 수상에 "KBS의 실험에 기꺼이 참여해 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해피 투게더' 시청률이 예전의 전성기만 못한 상황에도 꿋꿋이 자리를 지킨 뚝심은 물론, '나는 남자다'라는 파일럿 예능을 고정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낸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또한, 다른 관계자는 "이미 '나는 남자다'도 시즌제 예능을 표방했지 않나. '다음 시즌도 잘 부탁한다'는 차원의 성의 표시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유재석의 연예대상은 수상소감 단골 멘트인 '더 잘하라는 채찍질'인 동시에 지난해 먹방상에 대한 위로인 셈이다. 과연 그는 KBS가 트로피로 표현한 유재석 앓이에 화답할 수 있을까.

사진제공│KBS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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