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양동근 ‘무한성장의 비밀’

입력 2014-12-3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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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프로농구를 대표하는 가드 양동근(모비스)은 30대 중반이지만 계속 진화하고 있다. 올해 농구월드컵과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느라 쉼 없이 달려온 그는 2014∼2015시즌 정규리그에서도 소속팀을 1위에 올려놓으며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본 진화의 이유

● 겸손함
더 견고해진 수비·외곽슛·속공·돌파까지
요즘엔 전에 못보던 좁은공간 패스도 척척
농구 늘었다는 평가에도 “난 아직 부족하다”

● 강심장
국제경기 치르면서 자신감 잃는 선수 있는데
양동근은 강국들과 경기 후에 기량 더 발전
승부처에서 침착함 잃지 않고 절정의 활약

양동근(33·모비스)은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가드다. 새해 2015년이면 우리나이로 서른다섯살이 되는 노장이지만 여전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몸담았던 선수 대부분이 ‘대표 차출 후유증’을 앓는 상황에서도 양동근만은 경기당 약 35분을 소화하면서 강인한 체력과 왕성한 활동력으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 유재학 감독 “양동근은 여전히 성장 중이다”

최근 양동근의 성적은 놀라울 정도다. ‘2014∼2015 KCC프로농구’ 1라운드 때는 평균 6.6점에 그치며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2라운드부터 경기력이 부쩍 좋아졌다. 본래 장점인 수비는 더욱 견고해졌고 공격에서도 외곽슛, 속공, 돌파까지 뭐든 해낸다. 여기에 패스는 더욱 업그레이드 됐다. 유재학(51) 감독은 30일,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양)동근이는 좁은 공간 틈으로 주는 패스를 거의 하지 못했다. 요즘은 전에 못 보던 패스를 한다. 동근이는 아직도 농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2라운드 이후 기록은 경기당 평균 14.0점·2.7리바운드·6.3어시스트·1.9스틸이다. 현재 페이스라면 2006∼2007시즌 이후 6시즌 만에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까지 노려볼 만하다.

양동근은 여전히 겸손하다. 지난 27일 SK전 승리 후 ‘패스가 늘었다’는 평가에 “나는 좋은 패스를 하는 선수는 아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날 양동근은 1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양동근의 ‘좋은 패스’를 받는 모비스의 주득점원인 리카르도 라틀리프(25)와 문태영(36)은 요즘 신이 난다. 라틀리프는 “DG(양동근)는 정말 좋은 패스를 해준다. 그런데 자신이 패스를 잘 못한다고 말한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세 시즌 동안 그의 패스를 받았다. DG는 좋은 패서다”라며 양동근을 치켜세웠다.


● 국제대회에서 얻은 ‘여유’

양동근은 비 시즌 동안 대표팀에 몸담으면서 농구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다. 지난 7월에는 뉴질랜드 대표팀과 평가전도 치렀다. 이와 같은 다양한 경험은 양동근이 한 단계 발전하는 원동력이 됐다. 유 감독은 “국제대회를 치르면 기량이 더 나아지는 선수가 있고 반대로 강한 상대와 만나면서 자신감을 잃는 케이스도 있다. 동근이는 전자다. 월드컵 때 농구 강국과 경기를 치르면서 느낀 것이 많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양동근은 올 시즌 접전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다. 유독 승부처에서 해결사로 나선 경기가 많았다. 지난 11월 29일 전자랜드전에서는 63-65로 2점 뒤진 경기 종료 1.1초를 남기고 과감한 앨리웁 패스로 라틀리프의 동점 골밑슛을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양동근은 “내 실력이 늘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치르면서 여유가 생겼다. 예전에는 접전 상황에서 성급한 플레이를 했는데 지금은 어떤 플레이가 효과적일지 침착하게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그런 여유가 클러치 상황에서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서른다섯 살이 되는’ 양동근의 성장은 2015년에도 이어질 것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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