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트레이드 불발 다음날 희비, 대한항공 웃고 현대캐피탈 울다

입력 2015-01-02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스포츠동아DB

사진|스포츠동아DB

12월31일 V리그 현대캐피탈의 임대트레이드 철회로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한국배구연맹(KOVO) 신원호 사무총장과 윤경식 사무국장, 김장희 경기운영팀장은 1일 현대캐피탈 안남수 단장을 찾아 그동안 사태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전했다. 김호철 감독은 김 팀장을 보자마자 먼저다가와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라며 껴안고 위로했다.


● 마음의 상처 치료에 시간이 필요한 현대캐피탈

트레이드 불발로 상처받은 사람은 또 있었다. 12월29일 밤 김성우 사무국장과 동행해 한국전력 숙소로 향했던 권영민 박주형이었다. 30일 새로운 팀의 회식에 참가한 뒤 외박을 나갔다가 급한 연락을 받고 다시 천안으로 되돌아왔다. 대한항공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훈련이야 그동안 해오던 것이라 문제는 없지만 마음의 상처가 남았을 것”이라고 했다. “말로 위로를 한다고 해서 마음속의 상처가 치료됐는지는 알 수 없다. 두 선수를 떠나보낼 때 다른 선수들과 약속한 부분이 있다. 그 부분들이 잘 지켜지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오늘 특별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두 선수를)출전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아직 풀지 못한 숙제를 안고 새해를 시작한 대한항공

위태로운 3위를 달리는 가운데 여전히 전력이 100% 채워지지 않은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새해의 목표로 매 라운드 4승2패를 잡았다. 강민웅 황승빈 두 세터의 특성이 확연히 달라 이를 조화롭게 풀어나가기가 여전히 힘들다. 산체스 신영수 곽승석이 동시에 터져줘야 대한항공은 쉽게 날아갈 수 있지만 3라운드까지 그런 날은 거의 없었다. 1월8일 김학민이 공익근무에서 해제되면 신영수와 함께 왼쪽 공격의 활용 폭은 넓어지지만 문제는 센터였다. 김형우는 6라운드가 돼야 출전이 가능하다. 센터의 약점과 세터의 조화가 대항항공의 풀지 못한 숙제였다.


● 현대캐피탈은 아직 시간이 필요했다

1일 맞대결은 대한항공의 3-0 완승으로 끝났다. 김종민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봤는데 다들 100% 해줬다. 강민웅이 가장 잘했다. 훈련한 대로 케빈이 앞에 있을 때는 짧게 연결하거나 시간차를 썼고 산체스와도 호흡이 잘 맞았다”고 했다.

크리스마스에 삼성화재에 지고 새해 첫날 대한항공에 져서 케빈 영입 이후 상승세 분위기가 꺾인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팀 분위기를 잘 추스르지 못한 책임을 먼저 거론했다. “패배의 원인은 나에게 있다. 안정적으로 팀을 만들지 못한 탓이다. 선수들이 팀 분위기가 다운된 상황에서 경기를 했다. 상대 팀이 달아나느냐 마느냐 보다 우리 팀이 얼마나 살아나느냐가 중요하다. 케빈이 처음 왔을 때처럼 모든 선수들이 활기찬 플레이를 해야 희망이 있다”고 했다. 아직은 트레이드 불발의 후유증에 있다고 판단했다. 지금 현대캐피탈은 마음의 상처를 치료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천안|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