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이정협 스토리, 히딩크-박지성과 닮았네

입력 2015-01-0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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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이정협(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대한축구협회

이정협 사우디전 쐐기골…슈틸리케호 신성
대표팀 깜짝 발탁·성공적 데뷔전 등 공통점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과 이정협(24·상주상무)을 보면 거스 히딩크(69) 현 네덜란드대표팀 감독과 박지성(34·은퇴)을 떠올리게 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9∼31일·호주)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정협을 발탁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취임한 이후 앞선 2번의 대표팀 소집 때 한번도 부른 적이 없고, 더구나 소속팀 상무에서조차 주전이 아닌 조커로 뛰는 이정협의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 포함은 그야말로 ‘깜짝 발탁’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나를 포함한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직접 그가 뛰는 모습을 보며 뽑았다”며 “박주영(알 샤밥)을 대신해 선택했다”고 설명해 더 큰 화제를 뿌렸다.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 보답하듯, 이정협은 자신의 A매치 데뷔전이었던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교체 멤버로 출전해 추가시간에 2-0 승리를 완성하는 쐐기골을 터뜨렸다. 기존에 투입됐던 이근호(엘자이시)와 조영철(카타르SC)이 최전방 공격수로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것과 달리, 이정협은 단 한 번의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단숨에 ‘슈틸리케의 남자’로 부상했다.

한때 한국축구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박지성은 2002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당시 한국 사령탑을 맡았던 히딩크 감독의 눈에 든 뒤 세계적 선수로 도약했다. 박지성은 명지대 재학 시절 2000시드니올림픽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인상적인 몸놀림을 보여줘 당시 허정무 올림픽대표팀 감독에 의해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고, 히딩크 감독은 스물한 살에 불과했던 그를 월드컵 무대에 호출해 기회를 줬다. 조별리그 포르투갈전에서 골을 넣은 뒤 히딩크 감독의 품에 안긴 박지성의 모습은 지금까지 두고두고 명장면으로 추억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슈틸리케 감독-이정협 스토리’가 히딩크 감독과 박지성의 인연에 견줄 정도는 되지 않는다. 그러나 데뷔전에서 자신감을 얻은 이정협이 한 단계 더 성장한다면 분명 한국축구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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