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들 빛나는 ‘0의 행진’…점유율 축구는 미완성

입력 2015-01-1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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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조별리그 3경기를 통해 본 슈틸리케호

축구국가대표팀은 17일 브리즈번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개최국 호주를 1-0으로 따돌려 3전승, 조 1위로 8강전을 맞이하게 됐다. 대표팀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지만, 사실 내용 면에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1·2차전에서 불안감을 노출했던 태극전사들은 다행히 3차전에선 강호 호주를 상대로 향상된 경기력을 보여줬다. 한국의 조별리그 3경기를 정리해봤다.


● 선발로 뛴 21명이 합작한 3연승

아시안컵과 같은 대회에선 라인업이 자주 바뀌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3경기를 치르는 동안 대표팀 라인업에 많은 변화를 줬다. 10일 오만전에는 사실상 베스트 전력을 가동했다. 그러나 13일 쿠웨이트전에선 부상자들과 컨디션 난조를 보인 선수들이 다수 발생해 불가피하게 오만전 베스트11에서 7명을 바꿨다. 3차전에선 8강전에 대비해 일부 선수들을 쉬게 하면서 다시 베스트11에 변화를 가했다. 결국 23명의 최종 엔트리 중 21명이 베스트11에 포함돼 3경기를 나눠 책임졌다. 한 경기도 출전하지 않은 선수로는 골키퍼 정성룡(수원삼성)이 유일하다. 그러면서도 ‘슈틸리케호’는 3경기를 모두 이겼다. 보기 드문 결과다.


● 3연승의 일등공신은 수문장

대표팀은 3경기에서 모두 한 골씩 넣고 이겼다. 무실점이 3연승의 원동력이었다. 수비조직력이 완벽하지 않은 형편에서 골키퍼의 활약이 빛났다. 오만전에서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은 경기 종료 직전 골이나 다름없는 헤딩슛을 막았다. 그는 호주전에 다시 선발 출전해 6차례의 슛을 모두 막았다. 후반 43분 호주 공격수와의 1대1 상황에서도 실점하지 않았다. 김승규(25·울산현대)는 쿠웨이트전에 선발로 나서서 김진현 못지않은 선방 퍼레이드를 펼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만전 당일에야 주전 골키퍼를 결정했을 정도로 행복한 고민을 했다. 현 대표팀 수문장들의 기량차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 점유율 축구는 언제쯤 가능할까?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패스 축구를 구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오만전에서만 그가 원하는 축구가 어느 정도 이뤄졌을 뿐이다. 2차전 볼 점유율에선 쿠웨이트와 큰 차이가 없었다. 호주와의 경기에선 32.8%대67.2%로 밀렸다. 3경기 모두 승리했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는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호주전 승리로 자신감을 되찾은 태극전사들이 8강전부터는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의 축구를 보여줄 수 있을까.

멜버른(호주)|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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