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크로, 특급 ‘매너’와 ‘자신감’ 그리고 ‘위트’

입력 2015-01-19 14:3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할리우드 배우 겸 감독 러셀 크로우가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영화 ‘워터 디바이너’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하고 있다.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할리우드 배우 겸 감독 러셀 크로우가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영화 ‘워터 디바이너’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하고 있다.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나는 내 자녀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상황에 함께하는 아빠가 되길 바란다. 늘 그렇게 되기를 기도한다.”

할리우드 톱스타 러셀 크로는 부성애를 그린 주연작이자 첫 연출 영화인 ‘워터 디바이너’를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두 아들을 둔 그는 “아들들의 삶이 온전해지길 바라고 창의적으로 올바르게 성장하길 원한다”고도 했다.

‘글래디에이터’, ‘레미제라블’ 등으로 유명한 러셀 크로가 새 영화 ‘워터 디바이너’를 갖고 처음 내한했다.

지난해 말 자신의 SNS를 통해 “내년엔 한국에 간다”는 예고글로 국내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그는 19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첫 내한 기자회견에서 특유의 친근함으로 쏟아지는 여러 질문에 답했다.

내한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게 ‘단답’을 선호하지만 그들과 비교해 러셀 크로는 하나의 질문을 받고 최장 5분에 가까운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다.

매너도 돋보였다. 흠 잡기 어려운 발음으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두 번이나 건넸다.

러셀 크로의 연출 데뷔작인 ‘워터 디바이너’는 그의 실제 고향인 호주가 배경이다.

세계 1차 대전 당시 영국군으로 참전했던 호주 젊은이들의 이야기로 러셀 크로는 전쟁으로 인해 세 명의 아들을 잃은 아버지를 연기했다.

그는 “영화에는 뉴질랜드와 호주, 터키 등 여러 나라 아버지의 정서가 섞여 있다”며 “세계 관객들도 공감할지 걱정됐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이어 “호주가 영국의 식민지로 1차 대전에 참전했듯 한국도 여러 이유로 2차 대전에 참전해 많은 상실이 있지 않았느냐”며 “한국은 가족을 중시하는 문화가 강해 이 영화에 담긴 이야기가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뷰티플 마인드’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그는 리들리 스콧 감독 등 세계적인 연출자들과 자주 호흡하며 여러 히트작을 내왔다.

“대단한 감독들이 그리는 그림에서 나는 붓으로 활용돼 왔다”며 자신의 활동을 돌이킨 그에게 연출자 데뷔는 오랫동안 준비해온 꿈이기도 하다.

러셀 크로는 “영화를 선택할 때 닭살이 돋을 정도로 감동을 느끼는 작품을 결정한다”며 “‘워터 디바이너’는 나와 잘 맞아 주연에 감독까지 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고 했다. “어쩌면 이 영화가 나를 택한 것이다”고도 했다.

주연과 연출을 겸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이는 동료 배우인 벤 스틸러다.

지난해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주연과 연출을 맡아 호평 받았던 벤 스틸러는 감독 데뷔를 준비하는 러셀 크로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네가 주연인 점을 가장 신경 써야 한다. 촬영하며 다른 배우들의 연기는 세심하게 신경 쓰면서 정작 자신의 연기는 빨리 끝내게 된다. 나중에 보면 자신의 연기가 가장 부족해 보인다.’

동료의 이 충고를 설명하던 러셀 크로는 “리들리 스콧이나 론 하워드 같은 세계적인 감독들은 ‘잘 할 거야’ ‘기대하고 있다’며 현실적이지 않은 조언만 했다”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러셀 크로는 50분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영화는 물론 자신의 여러 관심사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밝혔다.

14살이던 1981년부터 호주에서 록밴드로 활동하며 음반을 내왔던 그는 최근까지 투어 공연을 하는 등 음악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럭비 예찬도 빼놓지 않았다.

유년 시절 럭비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현재 호주 시드니에 연고를 둔 프로구단 래디토스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그는 “얼마 전 우리 럭비팀이 우승했다”며 “나는 지금 1위”라고 외치며 엄지손가락을 세워 올리기도 했다.

러셀 크로는 ‘워터 비다이너’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영화 연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는 베트남 전쟁 당시 보트에 몸을 싣고 호주로 피난온 사람들의 이야기다.

“얼마 전 리틀리 스콧 감독이 자신의 화사에서 기획하는 새 영화 연출을 맡아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 이야기에 감동이 없었다. 나에겐 감동이 중요하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