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나가수3’, 줬다가 뺏는 건 나쁜 거 잖아요

입력 2015-01-22 17:0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1일 오후 4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는 MBC 새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시즌3'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는 보통의 간담회가 1시간에서 1시간 30분 남짓의 시간이 주어지는 것과 달리 리허설 등의 일정 문제로 약 30분이라는 매우 짧은 시간동안 진행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은 취재진으로 가득찼다. '나가수3'에 대한 궁금증만큼이나 관심을 끌었던 엠씨더맥스의 보컬 이수의 등장 때문이었다.

이날 간담회는 이미 드라이 리허설이 이뤄진 뒤였다. 또한, 가수들은 간담회를 마치고 카메라 리허설을 앞두고 있었다. 이수는 내내 긴장된 얼굴로 취재진 앞에서 각오를 밝히고 본 공연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러나 다음날 '나가수3' 제작진은 이수의 하차를 각 매체에 통보했다. 이유는 "이수에 대한 시청자들의 악화된 여론을 수렴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말만 보면 '나가수3'의 결정은 당연하고 통쾌한 결정으로 보인다. 그는 분명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국민 법 감정에서 파렴치 범죄로 분류되는 범죄를 저지른만큼 지상파 출연에 대한 시청자 여론이 좋을리 없고 이를 받아들였다는 점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이수의 퇴출 혹은 하차를 결정한 시점이다. 이미 기사를 통해 제작진 공개 전 이수의 출연이 알려진 직후부터 여론은 악화되어 있었다. '나가수3'가 이 때 "섭외제안은 했지만 여론을 수렴해 철회하겠다"고 했다면 그 누구도 그 결정에 토를 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제작진은 여론의 악화에도 이수의 출연을 종용했고 드라이 리허설-간담회-카메라 리허설-본공연까지 참석하게 했다. 이수에게 있는대로 바람을 넣은 셈이다.

그리고 난 후 그들은 여론을 수렴해 이수의 출연을 철회했다. 그야말로 제대로 희망고문을 한 것이다. 만약 이수가 악화된 여론 때문에 본 경연을 한 후 탈락을 했다면 여기에 대해서도 별다른 이견은 없었을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시청자들이 딱 오해하기 좋은 상황이다. 예능으로서 이슈 몰이를 위해 이수를 내세우고 적당한 주목을 끌자 위험부담을 지기 싫어 버렸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기회를 아예 주지 않는 것도 나쁘지만 그 기회를 줬다가 빼앗는 것은 더 질이 나쁘다. 여론 수렴이라는 단어로 시청자들에게 이수 하차의 원인을 떠넘기지 말고 제작진이 어떤 판단을 했는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하는 시점이다.

이는 이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의 노래를 듣고 감동을 받고 지지를 보냈을 관객에 대한 예의이자 '나가수3' 출연 가수들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MBC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