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 기자의 시드니 리포트] 슈틸리케호, 승부차기는 없다…4강 징크스 넘어라

입력 2015-01-2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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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지난 2개 대회 연속 4강전 승부차기 패배
이번 대회선 대표팀 공격수들 골 잇따라
오늘 이라크전도 득점포 장전 결승행 기대

한국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2회 연속 준결승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3위에 그쳤다. 2007년 제14회 대회(동남아 4개국)에선 이라크, 2011년 제15회 대회(카타르)에선 일본에 잇달아 승부차기로 무너졌다. 2015년 호주대회에서 한국은 다시 4강 무대를 밟았다. 과연 이번에는 55년만의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까.

이번 대회 8강전은 23일로 끝났다. 디펜딩 챔피언 일본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에 승부차기에서 덜미를 잡혀 짐을 쌌다. 같은 날 또 다른 우승 후보 이란도 1명이 퇴장 당한 끝에 이라크에 승부차기로 졌다. 일본과 이란의 탈락은 22일 8강전에서 나란히 승리해 준결승에 선착한 한국과 호주에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나마 덜 껄끄러운 상대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기 때문이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오후 6시(한국시간)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이라크와 4강전을 치른다. 대회가 진행되는 상황이나 대표팀의 경기력 등은 2007년과 흡사하다.

8년 전 한국은 썩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어렵게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당시 대표팀을 지휘했던 핌 베어벡 감독은 높은 볼 점유율과 안정된 수비 위주의 전술을 구사했다. 박지성, 박주영 등 핵심 선수들이 대표팀에 가세하지 못했지만, 우려한대로 공격력이 신통치 않았다. 당시 우리 대표팀은 8강전에서 이란을 승부차기로 따돌리고 4강에 진출했다. 분위기는 최상이었다. 만만치 않은 이란을 넘었고, 준결승 상대는 이라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대표팀은 4강전에서 일방적 경기를 펼치고도 골을 못 넣어 승부차기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슈틸리케호’도 이번 대회에서 수비력을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다. 조별리그부터 8강전까지 4경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마쳤다. 상대가 완벽한 골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등 운도 따랐다. 우승 후보 일본과 이란의 탈락에 따라 4강전을 앞두고 한국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전망도 많아졌다. 절호의 우승 기회인 것만은 사실이다.

현 대표팀과 8년 전 ‘베어벡호’가 결정적으로 다른 한 가지는 이번에는 선발로 출전한 모든 공격수들이 골을 넣고 있다는 점이다. 오만전에선 조영철(26·카타르SC), 쿠웨이트전에선 남태희(24·레퀴야SC), 호주전에선 이정협(24·상주상무), 우즈베키스탄전에선 손흥민(23·레버쿠젠)이 각각 득점포를 가동했다.

한국의 아시안컵 결승 진출은 1988년 제9회 대회(카타르)가 마지막이었다. 대표팀 공격수들이 이라크전에서도 골을 터트려 27년 만의 결승 진출을 이끌어내기를 기대해본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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