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세우고 시선 아래 15도 정도가 적당
글씨 작으면 목 구부리게 돼 통증 유발
꾸준한 스트레칭·비타민C 섭취로 예방
회사원 원모씨(40)는 3개월 전부터 뒷목이 결리고 통증에 시달려왔다. 목을 젖히거나 돌리면 뻐근하고 아팠지만 ‘며칠 푹 쉬면 나아지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통증은 갈수록 심해졌고, 한 달 전부터는 어깨와 팔까지 저릿저릿 아프기 시작했다. 목보조기를 구입해 착용하고 다녔지만 차도는 없었다. 얼마 전부터는 통증 때문에 눕기도 힘들었다. 결국 병원을 찾은 원씨는 뜻밖의 목 디스크 진단을 받게 됐다. PC와 스마트기기의 대중화와 함께 현대인의 목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국민의 80%인 4000만 명을 넘어섰다. 부주의한 자세 때문에 발병하는 목디스크의 증상과 예방법을 소개한다.
● 장시간 고개 숙이고 사용하는 스마트폰, 목디스크 주범
최근 목 디스크 환자가 급증하는 가장 큰 요인은 스마트기기다.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고개를 푹 숙이고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미국 뉴욕척추외과재활병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목을 15도 구부리면 12kg, 30도 구부리면 18kg, 60도는 27kg에 달하는 무게를 경추(목뼈)가 감당해야 한다. 따라서 60도 이상 고개를 숙이면 목이 7세 아이의 몸무게에 달하는 부담을 느끼는 격이다. 평소 목뼈는 C자형 곡선을 유지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스마트폰 사용 등 오랜 시간 고개를 숙이게 되면 목에 부담을 줘, C자가 점점 펴지면서 ‘일자목 증후군’으로 이어진다. 목뼈가 일자로 펴지면 목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아 납작하게 눌려 목디스크를 유발한다.
목디스크의 대표적인 증상은 목통증이다. 초기에는 목뼈 주변이 뻐근하고 아파 고개를 돌리기 어려워진다. 점차 통증이 세지고 어깨, 등, 팔, 손가락까지 심하게 저릴 수 있다. 심한 경우 척추까지 손상을 줘 하반신 마비나 전신마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진단을 받고, 꾸준한 운동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뒷목이 결리거나 손이 저렸다면 똑바로 앉은 자세에서 고개를 뒤로 젖힌 뒤 손이 저렸던 방향으로 고개를 젖혔을 때 목에 통증이 있거나 팔이 저리다면 목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다.
● 스마트폰 화면 클수록 목디스크 예방 도움
목디스크 예방을 위한 제1수칙은 바른 자세와 스트레칭이다. 장시간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습관을 피하고, 컴퓨터는 눈높이보다 높은 곳에 두고 의자를 당겨 앉아야 한다. 스마트폰 이용 시에는 목을 자연스럽게 세운 상태에서 턱을 살짝 당겨 시선을 아래로 15도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 고개를 뒤로 젖히거나 돌리는 목 스트레칭을 수시로 하고, 잠을 잘 때에도 너무 높지 않은 베개를 사용해 목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큰 화면의 스마트폰도 목디스크 예방에 도움이 된다. 화면이 작으면 글자 또한 작게 보여 집중하느라 고개를 더 숙이기 때문이다. 또한 스마트폰 무게는 가벼운 것이 좋다. 스마트폰으로 영화나 전자책 등을 이용할 경우 화면을 목 높이까지 들고 있어야 하는데, 무게가 무거우면 자신도 모르게 팔을 낮춰 목을 구부리게 된다.
균형 잡힌 식사 습관도 중요하다. 비타민 C는 목디스크로 손상된 인대와 추간판, 신경의 재생을 촉진시킨다. ‘녹색 푸드’인 브로콜리, 아스파라거스, 양배추 등에는 비타민C가 풍부하다. 또 생선, 호두, 올리브유 등에 함유된 오메가 3 지방산도 소염작용을 해 목디스크 환자에게 좋다. 무엇보다 뼈 건강을 위해서는 칼슘 섭취가 중요하다. 등 푸른 생선, 미역, 다시마, 아몬드, 우유 등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꾸준히 섭취해야 뼈가 튼튼해진다. 반면 커피나 탄산음료 등 카페인이 많은 음식은 목디스크 환자들이 피해야 하는 식품이다. 카페인은 칼슘과 체내 영양분이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또 적절한 야외활동을 통해 햇볕을 충분히 받아 체내 비타민 D를 보충해야 골격 형성에 필요한 칼슘 흡수를 도울 수 있다.
■ 목디스크 예방 스트레칭법
▶턱 당기기 운동법
턱 당기기 운동법은 목디스크를 개선하는 가장 쉽고 중요한 운동법이다. 목 근육은 항상 앞으로 빠지면서 경직되기 쉽기 때문이다. 목 근육의 긴장을 풀기 위해 항상 턱을 뒤로 당기는 운동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턱을 뒤로 당기면서 손가락으로 턱을 밀어주기를 50회 아침, 점심, 저녁으로 반복한다.
▶머리를 천천히 숙이기
양손을 목 뒤에 받친 후 깍지를 낀다. 목을 뒤로 천천히 젖힌 후 그 상태로 10초간 유지한다. 이 자세는 뻣뻣한 목을 풀어주고 목디스크와 오십견 예방에 도움을 준다.
▶목을 좌우로 돌리기
목을 좌우로 천천히 돌린다. 단순히 목을 돌리는 생각보다 머리의 무게를 몸이 따라간다는 느낌으로 크게 돌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철봉 매달리기
철봉 매달리기도 거북목, 어깨 근육을 교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철봉에 매달리면서 목과 척추기립근이 바로 정렬되기 때문에 자세를 교정하는 데 효과적이다.
▶목이 결린다고 소리나게 꺾지 말기
목을 우두둑 소리 내 꺾으면 시원하다고 생각해 반복적으로 하는데 이는 해로운 습관이다. 딱딱해진 근육과 인대가 마찰되는 소리로 그만큼 목이 굳어 있다는 증거다. 억지로 꺾기 보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부드럽게 해야 한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도움말|연세바른병원 하동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