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외국인선수 필립 험버, 브렛 필, 조쉬 스틴슨(왼쪽부터)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리고 있는 스프링캠프에서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넉살도 좋아 동료들과 화기애애
“꼴찌 예측? 성적으로 보여줄 것”
KIA의 전력상, 외국인선수 3명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검증’된 브렛 필(31)은 3번타자와 1루수를 맡아줘야 할 것이고, 새로 뽑은 두 명의 투수 필립 험버(33), 조쉬 스틴슨(27)은 양현종과 더불어 선발 트리오를 구축해줘야 한다.
뽑고 보니 셋 모두 미국 출신 백인이라 그들끼리 화합도 잘 되고, 인성에서도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스틴슨은 유쾌한 수다쟁이 청년 같다. 이대진 투수코치가 “김기태 감독에게 1만엔을 타 와라”고 ‘특명’을 줬는데 어눌한 한국말로 “돈 주세요”라고 말해 목적을 이룰 정도로 넉살이 좋다. 스틴슨은 “1만엔으로 투수들에게 아이스크림 선물을 돌렸다”고 웃었다. 메이저리그 퍼펙트투수 출신인 험버도 “두 살짜리와 세 살짜리 아들이 있다. 이들을 키우기 위해서 돈을 더 많이 벌어야 했다”고 말하는 데서 KIA에서 성공하려는 의지가 묻어났다. 두 투수는 이미 불펜피칭까지 마치고 예열을 해 놨다. 1년 먼저 한국야구를 경험한 필은 두 투수에게 “캠프는 기니까 무리하게 서두르지 말라”는 조언을 해줬다. 필 스스로가 지난해 캠프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다 개막하자마자 상황을 반전시킨 경험이 있다. 캠프까진 유보하다가 시즌 들어가자마자 용병을 평가하는 한국야구의 속성을 간파한 조언이다.
셋 모두 올 시즌 KIA가 약체로 평가받는 데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다. 험버는 “내가 좋아하는 미식축구팀 댈러스 카우보이스도 꼴찌후보였는데 올 시즌 12승4패를 했다. 예측은 예측이고, 우리는 우리 할일만 하면 된다”고 일축했다. 필 역시 “한국투수들이 나를 분석하겠지만 나도 그들을 이제 잘 안다. KIA가 포스트시즌만 가면 내 성적은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험버와 스틴슨도 나란히 꾸준히 등판하는 이닝이터를 지향했다. 적어도 KIA가 왜 자신들을 필요로 하는지는 확실히 알고 있었다.
오키나와(일본)|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