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심재학 코치가 올 시즌부터 타격코치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심 코치는 슬러거였던 현역시절의 경험을 선수들에게 전파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구단과 소통·타격노하우 전수 기대”
주루와 외야수비를 거쳐 다시 ‘타격’으로 돌아왔다.
넥센의 심재학(43) 타격코치는 먼 길을 돌아 타격코치로 복귀했다. 허문회 1군 타격코치가 구단과 재계약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2009년 넥센의 타격코치를 거쳐 5년여 만에 본업인 타격으로 돌아왔다.
심 코치와 주루는 사실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현역 시절 주루보다는 타격에 가까웠다. 충암고-고려대를 거쳐 1995년 LG 유니폼을 입고 2008년 KIA에서 은퇴할 때까지 14시즌을 뛰면서 도루는 25개에 그쳤다. 반면 타율 0.269에 149홈런을 때렸다. 잠실구장을 호령했던 슬러거에 가까운 선수였다. 하지만 2013년 넥센에 부임한 염경엽 감독은 심 코치에게 주루 코치직을 제안했다. 다소 의외였지만 심 코치는 고민 끝에 받아들였다. 그리고 올 시즌 영역을 넓혀 외야수비까지 도전했지만 팀 사정에 따라 다시 타격코치로 돌아왔다.
염 감독은 고민하지 않았다. 심 코치를 굳게 믿었다. “경기 흐름을 읽고 분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봤다. 학습능력도 좋다. 넥센에 정통한 관계자는 “심 코치가 주루코치 시절에 부족한 베이스러닝을 배우기 위해 연구를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새 보직인 타격코치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이미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판단한다. 염 감독은 “심 코치는 상대를 잘 파악하고 전략을 잡아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수’가 있다”고 칭찬했다. 다만 선수들의 메커니즘을 해칠까봐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서 조심스레 다가서고 있다.
심 코치의 장점은 이뿐만 아니다. 구단에서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타고난 낙천적인 성격으로 선수들과 허물없이 지낸다. 선수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넥센은 타격의 팀이다. 매해 ‘커리어 하이(시즌 최고 성적)’를 기록하는 선수들을 쏟아내고 있다. 타격코치의 변화로 우려 섞인 시선도 없지 않다. 하지만 넥센에서는 단순한 기우로 보고 있다. 염 감독도 심 코치의 능력을 의심치 않는다. 그는 “심 코치는 타고난 기품이 있다. 1군 코치로서 큰 역할을 해낼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