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진혁 “배우인생 10년… 모든 걸 쏟아냈다”

입력 2015-02-10 15: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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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혁의 2014년은 숨 가쁜 한 해였다. 드라마 ‘응급남녀’에서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했다. 쉴 틈 없는 일정 속에서도 그는 매순간이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을 맞이했다. 최근 종영한 ‘오만과 편견’의 경우 그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극 중 구동치 검사 역을 맡은 최진혁은 프로 검사다운 모습과 함께 로맨틱한 연기를 동시에 선보여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실제로 만난 최진혁도 구동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함께 인간미를 겸비한 배우 최진혁을 만났다.

◆ 절대 ‘오만’하거나 ‘편견’이 없었던 시간

‘오만과 편견’은 웰메이드 드라마라 불릴 정도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진혁과 함께 호흡을 맞춘 최민수와 백진희의 명품 연기 역시 작품을 더욱 빛나게 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시즌 2요? 아마 배우들 머리털 다 빠질 거예요(웃음). 아무래도 생소한 법률용어를 이해하고 외우려다 보니 참 힘들었어요. 제가 맡은 캐릭터가 똑똑한 역할이다 보니 롤에 맞도록 사건을 풀어나가는 연기가 정말 어려웠어요. 검사라는 직업 자체가 따분하거나 딱딱한 직업으로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자칫 무미건조하게 보이지 않을까 걱정도 많았거든요. 하다못해 주머니에 손을 넣는 작은 제스처까지도 신경을 많이 썼을 정도였죠.”

연기에 대한 고민은 작품 구석구석에 녹아있었다. 모든 동작과 제스처에 치밀한 계산이 포함됐다. 특히 현장에서 힘께한 최민수라는 존재는 그에게 든든한 힘이 됐다.

“최민수 선배님이 저를 많이 바꿔 주신 것 같아요. 극중 최민수 선배님은 결말에서 죽긴했지만 마지막 장면에서도 설정을 많이 한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을 보며 저도 많이 배웠어요. 예전에는 겉멋이 가득해서 쓸데없는 것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진짜 중요한 걸 몰랐던 거죠. 선배님 덕택에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 달달한 멜로 연기 비결, 연애에 대한 갈망?



검사들을 중심으로 미제사건을 다룬 ‘오만과 편견’에서 딱딱한 내용만 다뤄진 것은 아니었다. 상대역 백진희와의 멜로도 시청자들의 이목을 끄는 장면 중 하나였다.

“저는 잘 못 느꼈는데 멜로신을 원하는 팬들이 많더군요. 이 드라마에서는 사실 멜로가 주가 아니다 보니 일종의 쉬어가는 코너였어요. 특히 동치가 막 장난칠 때 확 풀어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죠. 진희 씨랑 키스신 찍을 때도 그랬어요. 감독님께서 정해진 틀 같은 것 없이 하고 싶은 데로 하라고 했어요. 그래서였는지 박력 있는 키스신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군 입대, 배우 인생의 2막 시작



최진혁은 해야 할 일이 남았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꼭 한 번은 다녀와야 하는 군대가 남았다. 그동안 최진혁의 군 입대 시기를 두고 많은 팬들이 물음표를 던져왔다.

“애초에 2월에 간다는 소리를 한 적이 없어요. 2월에 영장이 나올 거라 했는데 오해가 있었나 봐요. 아마도 입영 날짜가 3월쯤이 될 거라 예상하고 있어요. 대한민국 남자면 당연히 가야하는 건데 너무 늦게 가서 그런 지 부끄럽기만 하네요. 19살 때 친구랑 동반입대를 지원했었는데 그 때 안 다녀온 게 이렇게 한이 될 줄은 몰랐어요.”

늦은 나이에 군 입대를 한다는 사실에 걱정 어린 시선도 충분히 존재했다. 그럼에도 최진혁은 오히려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배우한 지 벌써 10년이 다 됐네요. 배우 안 했으면 말뚝 박았을지도 몰라요(웃음). 원래 남자들의 세계에서 잘 지내는 편이거든요. 학교 다닐 때에도 나름 책임감과 리더십도 있는 편이라 군 생활에 대해 걱정이 없어요. 학창시절에도 청소 안 하고 농땡이를 피우면 제가 직접 나서서 하고 그랬었죠. 원래 운동도 좋아해서 훈련도 잘 받지 않을까요? 막상 받아봐야 알겠지만 큰 걱정은 없어요.” 

특히 최진혁은 ‘운널사’에서 인연을 맺은 장혁에게 군대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진짜사나이’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장혁은 최진혁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혁이 형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고 분명 배우로서 숙성돼 나올 수 있을 거라고요. 2년 동안 갇혀있더라도 그 안에서 내공이 쌓일만한 시간이 될 것 같아요. 배우라는 직업이 보이지 않는 힘으로 만들어내는 일이잖아요. 군대에서 얻는 경험도 분명히 제게 좋은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면회요? 거의 농담 삼아 하는 말인데 걸그룹 데려올 것 아니면 오지 말라고 했어요(웃음).”

마지막으로 최진혁은 “연기생활에 대한 후회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만큼 군 입대 전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마음껏 고민하고 쏟아냈기 때문이다. 이제 배우인생의 2막을 준비하는 최진혁의 앞날을 기대해본다.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레드브릭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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