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자욱-한화 김민우-넥센 김정훈(왼쪽부터). 사진|동아닷컴DB·한화 이글스·넥센 히어로즈
‘오른손 류현진’ 한화 김민우
넥센 김정훈·두산 김강률 150km대 강속구 뽐내
프로야구 감독들과 팬들이 가장 행복한 시기는 아마도 매년 스프링캠프 때일 것이다. 이맘때 쯤 이면 늘 야구팬들을 희망에 부풀게 하는 기사들이 쏟아진다. 낯선 이름과 얼굴들이 연일 ‘올해 최고 기대주’라는 꼬리표를 달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갓 입단한 신인일 수도, 혹은 흙 속에 묻혀 있던 진주일 수도, 혹은 군복무를 마치고 이제 날개를 펴려는 선수일 수도 있다.
물론 이들 가운데 전부가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는 건 아니다. 신예 선수가 1군에서 자리 하나를 꿰차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오랜 시간 자리를 잡아온 주전 선수들의 기량과 노하우를 캠프 한 번에 따라잡기란 쉽지 않다. 시범경기까지는 펄펄 날다가 진짜 시즌의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는 젊은 선수들도 많다.
그렇다고 모두가 허망한 기대는 아니다. 새로운 얼굴은 매년 나타난다. 2006년 한화 캠프의 류현진이 그랬고, 2012년 넥센 캠프의 서건창이 그랬다. 누가 주인공이 될지 미리 예측하기 어려울 뿐이다. 감독과 코치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터다.
올해 가장 기대를 많이 받은 선수는 단연 삼성 외야수 구자욱이다. 류중일 감독이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오키나와 캠프의 최고 관심사로 떠올랐고, 연습경기에서도 연일 맹타를 휘둘러 기대감을 높였다. 수려한 외모 역시 팬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요소. 오랫동안 팀 성적이 좋아 신인 드래프트에서 하위 순번 선수를 지명해야 했던 삼성은 만 스물두 살인 구자욱의 성장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구자욱 열풍이 조금 사그라진 후에는 한화 오른손투수 김민우가 최고의 화제인물로 부상했다. ‘오른손 류현진’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체격이 류현진 못지않게 크고, 마산용마고 시절 팔꿈치 수술 이력 때문에 1차지명에서 제외된 뒤 한화에 2차지명 1순위로 뽑혔다는 점도 류현진의 스토리와 유사해서다. 2007년 두산 임태훈 이후 끊긴 고졸 신인투수의 신인왕 명맥을 이을 지도 벌써부터 관심거리다. 넥센 투수 김정훈도 주목할 만하다. 선발로 전환한 셋업맨 한현희의 빈자리를 메울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데, 직구가 150km에 육박한다. 늘 기대주에 그쳤던 두산 김강률도 벌써 154km의 강속구를 뿌려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밖에도 많은 유망주들이 연습경기에서 연일 희소식을 전해온다. 과연 올 시즌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올해 프로야구에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생겼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