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의 역발상…장시환·이성민이 달라졌어요

입력 2015-02-2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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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조범현 감독(왼쪽)이 일본 가고시마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이성민의 불펜투구를 지켜보고 있다. 이성민은 조 감독이 꼽은 기량이 급성장한 선수 가운데 하나다. 사진제공|kt

빠른 공 있지만 제구 흔들려 투구 폼 논란
“원하는 폼으로 던져라” 주문에 공 좋아져

“kt 장시환 이성민이 달라졌어요.”

kt 조범현 감독이 야생마들을 길들이는데 성공했다. 조련방법은 ‘방목’. 채찍보다는 칭찬, 정통보다는 개성을 존중했다. 일본 가고시마 kt 스프링캠프에서는 “아무런 걱정하지 말고 하고 싶은 폼으로 마음껏 던져봐라”는 소리가 종종 들린다. 조범현 감독이 장시환 이성민에게 하는 말이다.

조 감독은 24일 가고시마 캠프에서 미야자키 오쿠라가하마 구장으로 이동해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2군과 평가전을 치렀다. 경기 전 조 감독은 투수진에 큰 자신감을 표현했다. 그동안 1군 데뷔를 앞둔 신생팀을 이끌며 여러 걱정이 많았지만 투수진의 퍼즐조각을 잘 맞춰져가고 있다. 조 감독은 “장시환과 이성민의 공이 굉장히 좋아졌다. 불펜과 선발 모두에서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시환. 스포츠동아DB


장시환(28·사진)은 2007년 입단한 올해 프로 9년차다. 그러나 만년 유망주였다. 150km 이상 빠른 공을 가졌지만 제구가 잡히지 않았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변신을 시도한 이유다.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투구 폼을 놓고 큰 논쟁을 벌인 적도 있을 정도다. 스리쿼터로 팔을 내렸다가 다시 올렸다가를 반복했다. 이성민(25)은 NC가 2013드래프트 때 우선 지명한 대졸 최고 투수였다. 그러나 투구 때 상체와 머리 움직임이 많아 제구가 흔들린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조 감독은 정명원 투수코치와 함께 장시환 이성민에게 “원하는 폼으로 마음껏 던져라”고 주문했다. 그동안 많은 부담감 속에 공을 던졌지만 자신의 선택을 신뢰하겠다는 감독의 말에 두 투수는 큰 자신감을 갖게 됐다. 조 감독은 “볼넷에 대한 두려움, 자신의 투구 폼에 대한 불확실 등이 있었던 것 같다. 투구 마지막 동작 등 몇 가지 부분만 함께 고민하고 교정했을 뿐 나머지는 알아서 걱정하지 말고 던지라고 했다. 공의 위력도 좋아지고 볼넷도 오히려 줄었다”고 설명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교과서적이지 않은 투구, 타격 폼을 갖고 있었지만 프로에서 큰 성공을 거둔 스타는 수없이 많았다. kt는 역발상으로 큰 역량을 갖고 있지만 한번 좌절한 두 투수의 개성을 살리며 공의 위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고 있다.

미야자키(일본)|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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