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지 “월드컵 16강 자신”

입력 2015-02-2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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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민지. 스포츠동아DB

2010년 U-17 우승때처럼…올해 월드컵 선전 다짐

곡선문양의 금빛 옷을 곱게 차려입은 높이 47cm, 무게 4.6kg의 우아한 트로피를 바라보던 그녀의 눈이 잠시 반짝였다. 여자축구대표팀 공격수 여민지(22·스포츠토토·사진)였다.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6월 6일∼7월 5일·캐나다) 홍보를 위해 25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FIFA 여자월드컵 2015 Live Your Goal’ 투어 행사에 여자축구대표팀 윤덕여 감독과 함께 참석한 여민지는 추억에 젖어들었다.

5년 전이었다. 2010년 9월 26일 아침, 한반도가 들썩였다.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린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결승에서 태극낭자들은 일본을 승부차기로 꺾고 우승했다. 한국이 FIFA 주관 대회 정상에 선 것은 이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여민지는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6경기에서 4골로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그녀는 한국축구의 아이콘이 됐다. 초등학교 때 작성한 축구일지까지 특집 기사화되고, 서적 출판도 이어졌다.

여자월드컵 트로피 투어는 2011년 독일대회 이후 이번이 2번째다. 그런데 이 트로피가 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남자와는 달리, 여자월드컵은 매 대회 트로피가 새로 제작돼 우승국이 이를 영구 소장한다. 어느덧 소녀티를 완전히 벗은 여민지는 “17세 때 트로피를 들어올린 적은 있지만 느낌은 다르다. (갖고 싶은) 욕심이 난다”며 웃었다.

사실 여민지의 최근 행보는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다. 2011년 무릎 십자인대, 이듬해 발목을 다쳤다. 유럽 진출 대신 대학 진학과 여자실업축구 WK리그를 택하며 ‘잊혀진 스타’가 됐다. U-20 여자월드컵(2012년 일본)을 거쳐 국가대표로 종종 모습을 드러냈지만, 예전과 달랐다. 본인도 인정했다. “그간 많이 위축돼 있었다. 자신감을 되찾으면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을까.”

다행히 여민지는 빠르게 아픔을 털어내고 있다. 새로운 목표가 있다. 2003년 미국대회 이후 12년만의 월드컵이다. 여민지는 “5년 전 우승(U-17 월드컵)은 전체가 똘똘 뭉친 것이 큰 힘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월드컵 첫 승, 16강행도 이뤄낼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여민지는 월드컵에 대비해 키프로스컵에 참가하는 여자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26일 현지로 출국한다. 한국은 이탈리아(3월 4일)∼캐나다(6일)∼스코틀랜드(9일)와 차례로 대결한다.

파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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