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 분데스리가] 손흥민 “차범근 감독님 기록 의식 않겠다”…왜?

입력 2015-02-2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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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집착하면 부담…주어진 내 역할에 충실”
마드리드전 패스 성공률 93%·슛횟수 ‘0’
팀 헌신 적극 수비 가담…1-0 승리 견인

한국축구의 에이스 손흥민(23·레버쿠젠·사진)이 차범근(62) 전 수원삼성 감독의 독일 분데스리가 기록을 의식하지 않겠다는 속내를 밝혔다.

손흥민은 26일(한국시간) 홈구장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의 2014∼201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1-0 승리에 기여했다. 레버쿠젠은 후반 12분 터진 하칸 찰하노글루의 결승골로 값진 승리를 낚았다.

이날 득점포를 가동하진 못했지만 손흥민은 이미 올 시즌 각종 대회에서 14골을 터뜨리며 역대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 기록 12골을 가볍게 넘어섰다. 아울러 분데스리가 역대 아시아선수 한 시즌 최다골인 차 전 감독의 19골에도 근접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손흥민은 자신이 우상으로 삼은 대선배의 기록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특별히 (차 감독의) 기록을 의식하지 않는다. 기록은 깰 수도, 깨지 못할 수도 있는데 여기에 집착하다보면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 그저 내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손흥민은 골과 슛에 대한 집착보다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에 더욱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평소보다 더 깊숙이 수비에 가담했고, 그라운드 곳곳을 오가며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UEFA가 집계한 경기 기록에 따르면, 손흥민의 패스 성공률은 93%였다. 슛 횟수는 ‘0’이었지만,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명제를 입증했다.

손흥민 역시 만족스러운 듯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재미있는 경기를 했다. 우린 오늘 아주 좋은 경기를 했다”며 “수비 가담을 벤치에서 지시한 적은 없어도 승리를 위해선 희생이 필요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슛을 얼마나 했는지, 몇 골이나 넣었는지가 아니라 팀이 이기는 데 얼마나 보탬이 됐는지의 여부”라며 환하게 웃었다.

레버쿠젠의 팀 정신도 아주 돋보였다. 독일 현지 매체들도 레버쿠젠이 후반기 들어 가장 좋은 플레이를 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최근 정규리그 2경기에서 수비가 완전히 흐트러지며 대량 실점을 한 것과 대조적으로 모든 선수들이 협력 수비와 강한 압박을 펼쳤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에 패해 탈락한 바 있기에 올 시즌에는 8강을 향한 열망이 아주 강렬하다.

이날 승리로 레버쿠젠이 상당히 유리해졌다. 홈에서 실점하지 않고 승리를 챙긴 덕분에 3월 17일 마드리드 원정으로 치러질 2차전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 2차전에서 무승부 이상의 성과만 거둬도 손흥민은 생애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입할 수 있다.

레버쿠젠(독일)|박종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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