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캠프 최대의 수확, 좌완 임기준의 발견

입력 2015-03-0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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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라이브 훈련서 호투…차일목도 ‘엄지’
올 시즌 1군 입성 넘어 선발 카드 급부상

1월31일 KIA의 오키나와 킨 캠프. KIA 김기태 감독은 이날 처음으로 라이브 훈련을 시작했다. 1호로 지명된 투수는 좌완 임기준(24·사진)이었다. KIA 타자들은 임기준의 공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임기준이 할당된 투구를 마친 뒤, 김 감독은 공을 받아준 포수 차일목을 불렀다. 차일목도 “아주 괜찮다”는 호평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임기준은 KIA 선발 후보로 거론조차 잘 안됐다. 그러나 김병현이 맹장수술 여파로 이탈하고, 양현종의 페이스가 빠르지 않은 상황에서 임기준 선발 카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 KIA 영건 중 군계일학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임기준의 부각은 시계바늘을 지난해 11월로 돌리면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한 임기준은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21세 이하 세계야구선수권에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확고부동한 대표팀 에이스였다. 대표팀이 가장 어려웠던 대만(6.2이닝 133구 4실점)과 일본전(7이닝 114구 1실점)에 모조리 선발을 도맡았다. 혹사 논란도 일었으나 대표팀 이정훈 감독은 “임기준 만한 투수가 없다”고 믿음을 보여줬다. 임기준은 이 2경기에서 모두 패했으나 이 감독은 사비를 털어 임기준을 위한 상금을 마련했다. 임기준은 상금에 자기 돈을 보태서 귀국길 공항에서 명품가방을 사서 어머니께 선물했다. “(야구하고 나서) 처음으로 사드리는 것 같다”고 수줍게 웃었다.

직접 만나보면 임기준은 말을 정말 못한다. 이렇게 수줍음이 많은 투수가 마운드에만 올라가면 자기 공을 던지니 신기하다. 공이 빠른 것도 아닌데 주눅 들지 않는다. 대담함뿐 아니라 외모도 구대성(전 한화)을 떠올리게 만든다.

또 하나의 장점은 대만, 일본전에서 247구를 던진 근성이다. 대만전에서는 투구 도중 손톱이 깨졌고, 일본전에선 1회부터 등 부위에 담 증세가 왔는데 참고 던졌다. “나한테 맡긴 경기인데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KIA로 온 임기준의 첫 번째 목표는 오키나와 캠프에 참가하는 것이었다. 다음 목표는 1군에서 많이 던지는 것인데 단지 1군 투수를 넘어 1군 선발이 슬슬 시야에 들어오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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