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타자 변신한 이대호, 시범경기 첫 홈런 작렬

입력 2015-03-0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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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이대호가 5번 타순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대호는 1일 일본 후쿠오카돔에서 열린 라쿠텐과의 시범경기에서 4회 선제 2점홈런을 터뜨리며 올 시즌 장타력 상승을 기대케 했다. 스포츠동아DB

신임 구도 감독 타순 실험…라쿠텐전 결승 2점포

소프트뱅크의 홈인 후쿠오카뿐 아니라 규슈의 편의점 어디를 가더라도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가이드북이 있다. 소프트뱅크의 2015년 미야자키 스프링캠프를 소개하는 자료인데 선수단 전원의 프로필이 나와 있다. 이대호(33)에 관해선 ‘2014시즌에 144경기와 포스트시즌 9경기까지 모두 4번을 맡았다. 올해야말로 주특기인 승부처에서의 강력함을 기대한다’는 코멘트가 실려 있다.

우회적으로나마 2014년 이대호의 득점권 타율(0.244)에 관한 아쉬움이 배어있다. 타율 3할에 19홈런을 기록했으나 타점이 68점으로 떨어졌다. 오릭스 시절인 2012∼2013년 연속해서 24홈런-91타점을 올렸던 것에 비하면 명성에 못 미쳤다.

구도 기미야스 소프트뱅크 신임 감독은 평가전과 시범경기에서 이대호를 5번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본의 스포츠닛폰은 ‘구도 감독이 선제필승형 타선과 대량득점형 타선을 모색 중’이라고 썼다. 선제필승형 타선은 3번 야나기타(33도루)의 주력∼4번 우치가와(득점권타율 0.331)의 결정력∼5번 이대호의 장타력을 극대화하는 클린업트리오다. 테이블세터인 1∼2번타자부터 3번 야나기타까지 기동력 있는 타자를 포진해 선제득점 확률을 키운다.

대량득점형 타선은 3번 우치가와(우)∼4번 야나기타(좌)∼5번 이대호(우) 순서로 3,4번 타순을 바꿔 나간다. 좌우 지그재그형 타순을 짜는 셈인데 역시 이대호 앞에 주자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구도 감독은 야나기타를 1번 혹은 5번으로 이동하는 것도 시사해 이대호의 4번 복귀 역시 가능하다. 다시 말해 이대호의 타순 변경은 불신임이 아니라 타선 전체의 득점력 강화 차원에서 이해할 일이다.

실제 이대호는 1일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열린 라쿠텐과의 시범경기에 5번 1루수로 나서 4회말 결승 2점홈런을 터뜨렸다. 1사 1루 2B-2S에서 라쿠텐 좌완 가라시마의 5구째 131km짜리 바깥쪽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펜스를 훌쩍 넘겼다. 소프트뱅크는 올해부터 좌, 우중간에 홈런 테라스를 만들어 펜스 거리를 5m 줄였고, 외야펜스 높이도 5.8m에서 4.2m로 낮췄는데 이런 혜택이 굳이 필요 없을 정도로 대형 홈런이었다. 홈런 직후 구도 감독의 만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이 홈런에 힘입어 소프트뱅크는 2-0으로 승리했다. 시범경기 3연승이다. 공식전 3경기 만에 첫 홈런을 신고한 이대호는 4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 중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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