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의 LPGA 집밥 프로젝트

입력 2015-03-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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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과 싱가포르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식 데뷔전을 치른 김효주가 짧은 휴식 후 14일 미국으로 떠나 본격적인 투어 생활을 시작한다. 부친 김창호 씨가 미국생활에 동행하는 가운데 빠른 적응을 위해 한국음식 등 특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마니아리포트

■ 밥심으로 치는’ 김효주의 투어 준비


데뷔 2경기 23위서 8위로…성적 상승세
부친 김창호 씨 “효주는 밥 먹어야 힘 써”
14일 출국 앞서 밥솥 장만…만반의 준비


“밥솥도 사야 되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미국생활을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1일 태국에서 끝난 혼다 타일랜드를 시작으로 201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생활을 시작한 김효주(20·롯데).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까지 2개 대회를 끝내면서 무난한 첫 발을 내딛었다. 혼다 타일랜드에서 23위,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공동 8위를 기록했다. 데뷔 2경기를 마친 김효주는 “만족하지도, 그렇다고 아주 못하지도 않았다”고 자평했다. 그리고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며 본격적으로 투어 생활 준비에 나섰다.

9일 귀국한 김효주는 13일까지 쉰 뒤 14일 미국 LA로 떠날 예정이다. 하루 정도 휴식하고 곧바로 애리조나주 피닉스로 이동해 19일부터 이어지는 시즌 6번째 대회인 파운더스컵에 출전한다. 빠듯한 일정이지만, 김효주보다 더 바쁜 이가 있다. 부친 김창호 씨다. 올해 LPGA 투어 생활을 함께할 부녀는 ‘적응’을 위해 2가지 특별한 계획을 세웠다.

먼저 이동 수단은 밴(van)을 택했다. 비행기를 이용하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의 이동은 밴으로 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음식이다. 김 씨는 딸을 위해 직접 음식을 만들 생각이다. 이 같은 방식은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한국선수들이 미국에 진출했을 때 보였던 적응방법이다. 김효주는 이미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기에 미국으로 진출하면서 이처럼 힘든 길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좀더 편하게 적응할 수 있는 길이 있지만, 김 씨의 생각은 달랐다.

김 씨는 “요즘은 미국에 가도 한국식당이 많아서 굳이 음식을 해먹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밖에서 사 먹는 음식과 직접 해 먹는 음식은 다르다”며 “한국인은 ‘밥심’이라고 하는데, 효주가 딱 그렇다.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밥을 먹지 않으면 제대로 힘을 못 쓴다. 게다가 미국에서의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선 꼭 밥을 먹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딸이 국가대표가 된 뒤로 줄곧 함께 골프장을 누벼왔다. 국내는 물론 해외 대회와 전지훈련에도 동행하면서 직접 음식을 해 먹였다.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다보니 누구보다 딸의 입맛과 식성을 잘 안다. 게다가 김 씨는 식당을 운영한 경험도 있어 음식 솜씨 또한 일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씨는 지금도 딸이 경기할 때면 작은 가방을 메고 따라다닌다. 그 안에는 경기 중 먹을 간식과 직접 만든 음료가 가득하다.

김 씨는 “힘들고 귀찮을 것도 없다. 밥솥 하나만 있으면 된다. 밑반찬은 한국에서 수시로 공수 받거나 현지에서 만들어서 생활할 계획이다. 이번에 미국으로 가면 약 3주 정도 머물 예정인데, 그때까지 먹을 수 있는 반찬을 준비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며 만반의 준비태세를 드러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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