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온주완 “‘리틀 김종국’ 아닌 나는 배우다”

입력 2015-03-17 16: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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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외의 캐스팅? 내게는 강한 ‘펀치’
○ 과거 ‘리틀 김종국’… 그래도 나는 배우다
○ 데뷔 11년 차… 결혼은 아직 ‘No’


배우 온주완은 드라마 ‘펀치’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조재현, 최명길, 김래원, 김아중이라는 호화 출연진들 가운데서도 뛰어난 연기력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영화 ‘더 파이브’의 살인마에서 ‘잉여공주’의 철없는 백수 역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깔을 지니고 있는 배우 온주완을 만났다.


◆ 의외의 캐스팅? 내게는 강한 ‘펀치’


“술은 입에도 못 댑니다. 한 잔만 마셔도 얼굴 빨개져서 잘 못 마시겠더라고요. 주변에서 술 안 먹는다 하면 안 믿어요. 제가 술을 아주 잘 마시게 생겼나 봐요. 주위에서 ‘어제도 마신 것 같은 사람이... 술 한 잔 하자’는 말이 제일 두려워요. 상당히 의외죠?”(웃음)

온주완이 맡은 ‘펀치’의 호성 역할 역시 의외의 캐스팅이었다. 본래 통통하고 듬직한 캐릭터였지만 ‘펀치’ 이명우 감독은 온주완과 단 한번의 미팅으로 캐스팅을 결정했다.

“처음에 캐스팅 제의를 받은 게 아니고 ‘감독님이 보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당시 ‘잉여공주’ 끝나고 휴식기라 수염도 덥수룩하게 갔거든요. 그날 얼떨결에 결정이 난 것 같아요. 저로서는 영광이었죠. 게다가 ‘추적자’, ‘황금의 제국’을 쓰신 박경수 작가님과 함께 작업하게 됐으니까요.”

주인공 박정환(김래원)의 든든한 친구로 남아있을 줄 알았던 호성은 악랄한 배신을 하는 역할로 변모해 많은 네티즌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욕 좀 많이 먹었죠.(웃음) 호성이가 작품 초중반까지는 하경이 옆에서 키다리 역할을 해주는 캐릭터였거든요. 시나리오가 갑자기 180도 바뀌는 바람에 감독님과 캐릭터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사람 바뀌는 게 한 순간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선과 악이라는 경계가 의외로 쉽게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했죠.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였습니다.”

개성 있는 캐릭터가 주를 이룬 ‘펀치’ 촬영장에서는 현장 분위기도 좋다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그만큼 출연진 간의 끈끈한 합이 잘 묻어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작품이 끝났는데도 계속 연락하고 지내요. 특히 래원이 형과 제일 친해요. 배우를 떠나서 인간적으로 정말 좋은 형이에요. 래원이 형이 촬영 당시에 독감으로 고생을 했거든요. 행여나 새벽에 병원갈 일 생기면 같은 동네에 사니까 제게 먼저 연락하라고 할 정도로 친해요. 서로 매니저라고 해도 될 정도로 친해졌어요.”


◆ 과거 ‘리틀 김종국’… 그래도 나는 배우다



온주완은 배우로서의 능력뿐만 아니라 예능인으로서의 면모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라디오스타’, ‘SNL코리아’에서 보여줬던 모습에 앞서 과거 ‘엑스맨’과 ‘산장미팅’에서 매력을 선보였다.

“옛날에 예능 한참 했었죠. 한때 ‘리틀 김종국’이라고 불린 적도 있었으니까요. 그때 한 감독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주완이 네가 계속 이렇게 예능을 나오면 이미지가 고정되고 소진되서 배우로서의 캐릭터가 사라질 수도 있어’라고요. 그 이후로 예능과는 멀어지고 배우로서의 삶에 집중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런 탓에 작품을 고를 때도 그는 매우 신중하다. 한 번 맡은 캐릭터는 최대한 피해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는 편이다.

“전작과 겹치지 않는 것을 선호해요. 딱 하나의 캐릭터로 정해지는 걸 싫어하거든요. ‘펀치’, ‘인간중독’ 등 작품마다 각각의 향이 있잖아요. 다음 작품을 할 때 이전 작들이 잔향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캐릭터로 주연도 했다가 조연도 했다가 매번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하는 것이 배우의 인생 아니겠어요?”


◆ 데뷔 11년 차… 결혼은 아직 ‘No’



데뷔 11년 차를 맞은 온주완의 나이는 어느새 30대로 접어들었다.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그의 대답은 아직 ‘No’다.

“아직 결혼계획이 전혀 없어요. 과거 인터뷰에서 ‘34살 정도면 결혼하지 않을까요?’ 라고 했는데 눈을 떠보니 금세 33살이 됐네요. 20대 때, 제가 왜 연애를 안 해봤겠어요. 막상 30대가 되니 갈수록 좋은 사람 만나기 더욱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20대인 후배들에게 정말 신중하게 만나라고 잔소리를 하고 있네요. 아직 하고픈 게 많기도 하고요.”

‘라디오스타’에서 뛰어난 노래 실력을 보여준 온주완은 동방신기의 유노윤호에게 안무를 가르쳤을 정도로 수준급의 안무실력의 소유자다. 그만큼 그는 다양한 재능을 겸비하고 있다.

“첫 작품 ‘발레교습소’ 찍으면서 무용을 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때 안무 연습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또 시 쓰는 것도 참 좋아해요. 제가 시인은 아니라서 예전에 써 놓은 글 보면 오글거릴 때도 있어요. 그래도 잠시나마 과거로 여행할 수 있는 매개체인 것 같아요. 과거 연애편지 보듯이 재밌게 읽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온주완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픈 마음을 드러냈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함께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자 하는 그의 강한 의지가 돋보였다.

“뮤지컬 제안이요? 들어온다면 해야죠. 기회가 된다면 연극이나 뮤지컬 무대에도 서 보고 싶어요. 조재현 선배님이 래원이 형이랑 아중이 누나한테는 섭외제의를 한 걸로 아는데 저에게는 아직 말씀이 없으셔서요.(웃음) 앞으로도 좋은 작품, 멋진 캐릭터로 인사드리겠습니다.”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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