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콘서트에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XIA준수는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가 이런 답을 한 이유는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된 그의 콘서트 큐시트 때문이었다. 3곡을 빼고 모두 신곡이었다. 보통 가수들의 콘서트라면 (인기가)검증되지 않은 신곡을 빽빽이 채우기보다 인기 있었던 음악을 고르기 마련. 하지만 XIA준수는 달랐다. 아티스트로서 팬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픈 마음이 컸다. 결국 그의 선택은 옳았다.
21일 태국 방콕 썬더돔(Thunder Dome)에서 열린 ‘2015 XIA 3rd ASIA TOUR CONCERT-FLOWER’에서 XIA준수는 3000여 명의 팬들에게 열정을 쏟은 무대를 선사했다. 공연 내내 그는 전혀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을 만큼 여유로운 무대 매너를 선사했다. JYJ 멤버인 박유천과 김재중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솔로 무대에 익숙한 듯 했다.

오프닝은 정규 2집 타이틀곡 ‘인크레더블(Incredible)이 장식했다. 화려한 댄스 퍼포먼스에 팬들은 빨간색 야광봉과 꽃모양의 부채를 연신 흔들며 환호했다. 첫 곡이 끝난 뒤 가쁜 숨을 쉬며 팬들에게 “보고 싶었다”고 인사하며 새로운 신곡을 소개했다. ‘엑스 송(X Song)’과 ‘럴러바이(Lullaby)’ 등 강렬한 댄스곡을 선보였다. 섹시한 느낌의 노래에 맞춰 XIA준수가 그루브를 추자 팬들은 그의 몸짓 하나하나에 열렬히 반응했다.
한껏 뜨거워진 분위기는 발라드 곡이 시작되며 차분해졌다. 하얀 의상을 입고 나타난 그는 ‘러브 유 모어(Love You More), ‘리치(Reach)’, ‘나의 밤(My Night)’를 열창했다. XIA준수의 감미로운 목소리에 팬들은 하나씩 감성에 젖어 들기 시작했다. 특히 XIA준수는 자신이 OST로 참여했던 드라마 음악을 메들리로 부르며 무대의 감성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화면에 비친 그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뚝 떨어뜨릴 것처럼 감정을 폭발시켰다. 목에 핏대까지 보일 정도로 혼신을 다했다.
XIA준수 공연의 하이라이트, 팬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타임’도 진행됐다. 팬들은 노래를 비롯해 랩을 보여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특히 ‘FLOWER’에서 에픽 하이 타블로가 한 랩을 해달라는 요청엔 잠시 당황해다가 “영상 올리시면 안 된다. (타)블로 형에게 욕 먹을지도 모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랩을 하는 중간중간 웃음을 참지 못했지만 끝까지 팬의 소원을 들어줬다. 이후 XIA준수는 “제가 힙합을 좋아한다고 해서 수준 높은 랩을 들려드리진 못한다. 랩을 하기에는 너무 많은 세월이 흘렀다. 노래만 열심히 하겠다”고 농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뮤지컬배우로서의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브로드웨이를 연상시키는 무대와 함께 탭댄스와 함께 신곡 ‘뮤지컬 인 라이프(Musical in My Life)’를 선보였다. 대사 중간 중간 그가 출연했던 뮤지컬 ‘모차르트!’, ‘엘리자벳’, ‘드라큘라’로 분장한 댄서들과 재치 있는 무대를 꾸몄다. 또한 실제 ‘드라큘라’에서 불렀던 ‘러빙 유 킵스 미 얼라이브(Loving You Keeps Me Alive)를 부르기도 했다. 그는 이 노래 때문에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털어놔 눈길을 끌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앨범 타이틀곡 ‘꽃(FLOWER)’으로 끝을 장식했다. 가수와 뮤지컬배우인 XIA준수의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무대였다. 이야기가 있는 군무는 뮤지컬 장르에서 쌓아놨던 노련함을 엿볼 수 있었고 카리스마 있는 성량은 가수로서 내공을 볼 수 있었다.
뮤지컬배우 김준수의 무대는 많이 봤지만 가수 XIA준수의 공연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가창력이 뛰어난 것은 이미 뮤지컬 무대에서도 확인한 바 있지만 그의 콘서트는 또 다른 신세계였다. 관객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픈, 멋진 공연을 선사하고픈 XIA준수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한편, 21일 태국 방콕에서 콘서트를 마친 XIA준수는 이후 일본 도쿄, 후쿠오카, 나고야에서 ‘2015 XIA 3rd ASIA TOUR CONCERT-FLOWER’ 공연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방콕(태국)|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