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에 박힌 패키지 여행은 그만…나홀로여행이 뜬다

입력 2015-03-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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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관광지도를 보면서 하루 일정을 구상하는 여성자유여행객. ‘해외여행 1600만명’시대에 들어서면서 모든 일정을 스스로 짜고 항공부터 숙박까지 자신이 직접 선택하는 개별자유여행이 대세가 되고 있다. 사진제공|내일투어

■ 내일투어 자유여행 브랜드 ‘금까기’ 인기


여행 코디네이터, 개인별 테마여행 소개
선호 1위 홍콩 첵랍콕 공항에 센터 운영
력셔리 자유여행 원한다면 ‘나비가’ 강추

물설고 낯선 곳으로 떠나는 것. 해외여행은 설렘만큼 두려움이 크다. 그래서 여행사가 편하게 일정을 짜고 숙소를 정하고 가이드까지 붙여주는 패키지 투어가 해외여행의 대세였다. 하지만 외국 나들이가 더 이상 삶의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요즘 해외여행의 트렌드는 패키지 투어에서 개별자유여행으로 빠르게 바뀌었다. 한국관광공사가 2014년 말 발표한 ‘해외여행 트렌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개별자유여행(40.4%)과 숙소와 항공권만 정해진 에어텔 여행(12.5%)이 패키지여행(37.5%)을 크게 앞섰다.



● 10인10색 맞춤형 여행 서비스 ‘여행 코디네이터’

개별자유여행 전문 여행사 내일투어의 자료를 보면 개별자유여행을 가장 즐기는 연령 대는 30대다. 개별자유여행 초기인 2005년만 해도 20대와 30대가 주를 이뤘지만 지금은 30대가 주도한다. 눈여겨 볼 점은 패키지 투어의 주 소비자층이던 40대와 50대가 자유여행으로 넘어오는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이다.

내일투어 김희순 전무는 “30대 이상 직장인들의 여가 시간 증가와 대중매체에 의한 개별 자유여행 이미지 상승이 주된 이유”라며 “20대가 주춤한 것은 취업난과 늦은 취업 연령으로 인한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내일투어는 국내 처음으로 개별자유여행 브랜드 ‘금까기’를 출시해 20년째 배낭여행과 개별자유여행만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현재는 관광과 휴양 외에 허니문, 골프여행도 개인별 맞춤상품으로 판매한다. 과거에는 자유여행 상품도 출발일이나 인원에 제한이 있고, 여행사가 정한 항공편과 호텔을 이용해야 했다. 내일투어는 자유여행객들이 이런 정해진 ‘틀’을 불편해 한다는데 착안했다. 애써 남과 일정을 맞출 필요 없이 내 맘이 끌릴 때 언제든 혼자 떠날 수 있다. 원하는 테마가 있으면 그에 따른 여행지를 소개하고, 희망 가격대나 취향에 맞는 호텔도 소개한다. ‘10인10색’의 다양한 취향에 맞춰 상품을 구성하기 때문에 내일투어 직원들은 자신들을 여행 ‘코디네이터’라고 부른다. 패션 코디네이터처럼 소비자의 사이즈와 스타일에 맞는 여행을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 비지니스석+특급호텔의 고가상품 구매 증가

내일투어 조사에서 자유여행객들이 선호하는 여행지는 단기간에 갈수 있는 홍콩, 오사카, 타이페이 등이 인기 여행지로 꼽혔다. 내일투어는 이런 선호도에 맞춰 홍콩 첵랍콕 공항에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지투어 상품을 구매하거나 관광정보, 지도를 얻을 수 있고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내일투어 조사에서 흥미 있는 것은 아시아 일색인 선호도시 사이에 유럽 파리가 4위에 있다는 점. 내일투어 유럽팀 손정숙 차장은 “파리는 유럽 여행객 대부분이 거치는 도시”라며 “내일투어 고객의 경우 코디네이터와 상담을 통해 파리를 거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2개국, 3개국 유럽 금까기를 애용한다”고 설명했다.

성수기와 비수기 개념도 사라지고 있다. 7∼ 8월 휴가 시즌에 수요가 몰리는 것은 여전하지만 이용객이 전보다 고르게 분포됐다. 저렴한 가격을 선호하는 것에서 벗어나 고가의 상품을 찾는 고객도 늘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유행하는 “나 자신에게 선물했다”는 표현처럼 1년에 한 두 번은 과감한 투자로 좋은 숙소와 항공서비스를 이용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내일투어는 럭셔리한 자유여행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비즈니스클래스 비행기와 특급 호텔을 묶은 ‘나비가(나는 비즈니스로 가출한다) 금까기’를 판매하고 있다. 보라카이 나비가 금까기의 경우 필리핀 항공 비즈니스석과 샹그릴라 호텔을 이용한다. 상하이, 홍콩, 태국 등 지역의 나비가 상품도 비교적 저렴하게 품격 있는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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