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고독사-홍보관 다룬 영화 ‘약장수’ 속 불편한 진실

입력 2015-03-27 10: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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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약장수’가 노인 고독사로 대두되고 있는 한국사회의 실태를 들여다본다.

이 작품은 노인 고독사가 급증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이면을 다큐멘터리보다 더 사실적인 드라마로 담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홍보관의 풍경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영화 ‘약장수’는 아버지가 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홍보관 ‘떴다방’에 취직해 아들을 연기하는 일범의 눈물겨운 생존기를 그린다.

약장수라는 특이한 직업을 가진 남자의 처절한 인생을 통해 부모와 자식으로 사는 것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잊어서는 안되지만 잊고 살고 있는 외로운 노년의 인생을 보여준다. 실제로 2013년 KBS 제작팀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2013년 한해만 1717건의 고독사가 발생했다. 홀로 거주하다 사망 후 뒤늦게 발견된 수치까지 포함하면 연간 1만 1002건에 달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즉, 하루 평균 4.7명이 주변에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혼자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약장수’에서 그려지는 홍보관은 어머니들 앞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며 아들, 딸을 대신해 효를 파는 곳으로 웃음과 즐거움이 가득하다. 그러나 물건 판매가 저조하면 강압적으로 윽박지르고, 물건 값을 내지 못하면 손가락에 낀 반지까지 빼앗는 이중적인 곳으로 그려진다.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현실 속 홍보관 역시 마찬가지. 실제 이곳을 찾는 부모세대들은 외로움에 이곳을 찾는다고 실토하며 “어머니” “아버지”하며 자식보다 살갑게 대해주는 약장수들의 속셈을 알면서도 속아준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영화로 대한민국을 대표할 감독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조치언 감독은 영화 ‘약장수’에 대해 이는 한 어머니와 한 아버지의 이야기이며, 동시에 우리 부모의 이야기 혹은 주위에서 흔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고독사 앞에 내몰린 어느 외롭던 할머니와 그녀에게 효를 팔아야만 했던 어느 못난 약장수의 이야기까지 현재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서글픈 문제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응시하게 만든다.

김인권 박철민 주연의 ‘약장수’는 4월 23일 개봉해 孝를 바라보는 뜨거운 시선과 현대 사회를 비추는 서늘한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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