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종규. 스포츠동아DB
통증에도 덩크슛 시도 “덩크는 내 자존심”
수술은 피해, 당분간 휴식
남자프로농구 LG의 센터 김종규(25)는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막바지부터 왼쪽 발목 통증을 호소해왔다. 이는 대학시절부터 시달려온 고질적인 부상으로 최근 들어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 플레이오프(PO) 일정을 치르기 전 발목 부상 상태 확인을 위해 병원을 찾은 김종규는 ‘경우에 따라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은 상태였다. 그는 “병원에 진단을 받으러가기 전에 ‘수술 할 수도 있겠다’라고 스스로 느낄 정도였다”고 밝혔다.
● 극심한 통증에도 “덩크는 내 자존심”
김종규는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와중에도 5차전까지 간 6강·4강 PO 10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부상으로 인해 PO를 결장한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그는 “형들도 힘들고 아프다. 나만 아프다고 빠져있을 수는 없었다. 어차피 수술 이야기가 나왔으니 더 나빠질 것 없겠다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단순히 경기할 때만 통증을 느낀 것은 아니다. 평소 생활에도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다. 김종규는 “발목 뼈 끼리 닿는 느낌이다. 그냥 걷기만 해도 통증이 있었다”고 밝혔다. 팀 동료, 관계자들마저 “(김)종규가 어지간해서는 아픈 티를 안내는데, 엄청 아픈 모양이다”라고 걱정스럽게 지켜봤다.
통증을 조금이라도 완화시키기 위해 관절 윤활제 주사를 두 경기 당 한번 꼴로 맞았지만 4강PO 막바지에는 주사를 맞아도 효능이 없었다. 평소 같으면 두세 번 연속 점프해 잡을 수 있는 리바운드 기회가 있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4강PO에서 김종규는 평균 3.6개의 리바운드를 잡는 데에 그쳤다. 정규리그(평균 5.6리바운드) 때보다도 약 2개가 적은 수치다. 김종규의 리바운드 수가 하락하자 이를 두고 그를 비난하는 팬들도 있었다. 김종규는 “내가 부족한 탓 아닌가. 팬들에게는 항상 부족한 선수다”라고 자신을 낮췄다.
통증에 시달리는 가운데에서도 김종규는 노마크 찬스에서만큼은 어김없이 덩크슛을 꽂았다. 그는 “덩크는 내 자부심이자, 자존심이다. 또한 내게 있어서 가장 확률 높은 공격기술이다. 찬스에서는 확실하게 득점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인대손상 없어, 수술도 피해
26일 5차전 패배 직후 LG 선수단은 구단버스를 타고 숙소인 이천으로 이동했다. 김종규는 27일 오전 서울에 있는 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았다. 발목 뼈 끼리 닿는 과정에서 생긴 뼈 조각이 통증을 유발시켰다는 것이 주치의의 소견이었다. 김종규는 “다행이 인대는 손상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최대한 수술은 피했으면 했는데, 인대가 발목을 잘 잡아주고 있어 지금은 굳이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휴식을 취하면서 치료를 받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올 시즌 일정을 모두 마친 LG는 휴식기에 들어갔다. 김종규는 잠시 ‘농구선수’의 신분을 내려놓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