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1323일 만에 ‘꿀 맛’ 승리

입력 2015-03-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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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성근 감독이 29일 목동 넥센전에서 5-3으로 승리한 뒤 팬들의 환호에 모자를 벗어 답례하고 있다. 목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한화 투수교체 빠르게 가져가 넥센에 설욕
“1승1패 생각했는데 개막전 져서 아찔했다”

한화 팬들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김성근 감독의 이름을 연호했다.

한화가 29일 목동 넥센전에서 선발 송은범의 호투와 불펜의 역투에 힘입어 5-3으로 이겼다. 개막전 끝내기 패배의 아쉬움을 딛고 첫 승을 거뒀다. 한화 김성근 감독도 2011년 8월 17일 SK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후 무려 1323일 만에 승리를 맛봤다.

한국시리즈를 3차례나 제패한 노장에게도 3년여만의 복귀전은 만만치 않았다. 28일 개막전에서 넥센 에이스 앤디 밴 헤켄을 상대로 먼저 4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잡았지만, 결국 4-4로 맞선 연장 12회말 서건창에게 끝내기홈런을 맞고 패했다. 김 감독은 29일 경기에 앞서 특유의 입담으로 개막전 패배를 되짚었다. 그는 “오랜만에 벤치에 앉아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 감독은 3년여만의 현장 복귀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전날 패배를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2차례 투수교체 실수를 떠올렸다. 그는 “선수들을 믿으면 안 되더라. 투수교체가 한번씩 늦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29일)은 투수들이 여러 명 나갈 거니까 바쁠 것”이라며 ‘김성근표 벌떼 야구’를 예고했다. 물러설 수 없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전날과는 확연히 다른 투수운영이었다. 송은범에 이어 안영명을 5회 마운드에 올렸다. 특히 6회 1사 2루서 과감한 투수운용이 눈에 띄었다. 넥센 9번 김재현 타석에 대타 문우람이 들어서자 송창식을 빼고 박정진을 올렸다. 염경엽 감독도 다시 문우람을 빼고 박헌도를 넣으면서 팽팽한 벤치 신경전이 펼쳐졌다.

김 감독은 승리 후 “1승1패를 생각하고 왔는데 개막전에서 지면서 아찔한 생각도 했다. 어제보다 투수교체 흐름을 빠르게 가져간 게 좋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표정에는 모처럼 만족감이 깃들어 있었다.

목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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