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김영광 “첫 경기? 팀 능력 60%였다”

입력 2015-03-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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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 이랜드FC

29일 FC안양과의 창단 첫 경기 풀타임
부담감 때문에 팀실력 발휘 못해 아쉬워
“다음 경기는 무실점 승리” 다부진 각오

신생팀 서울 이랜드FC의 주전 골키퍼 김영광(32)의 유니폼에는 ‘글로리(GLORY)’라고 적혀있다. 2000년대 한국 축구를 대표했던 골키퍼로서 그 영광을 다시 만들어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그 무대는 K리그 챌린지(2부리그)다. 김영광은 ‘글로리’의 기운을 등에 업고 다시 한번 영광을 만들어내기 위해 축구화 끈을 조이고 있다.

김영광에게는 남부럽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경기력으로 각급 청소년대표를 지내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2002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프로에 데뷔해 5시즌을 보냈다. 2006년에 울산 현대로 팀을 옮겼지만 K리그를 대표하는 골키퍼의 실력은 변함 없었다. 2007년에 36경기에 출전해 26골만 내주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소속 팀에서의 활약으로 김영광은 2004아테네올림픽, 2006독일월드컵, 2010남아공월드컵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 연속으로 참가했다.

그러나 2013년부터 부침을 겪었다. 울산에서 김승규와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2014년에는 경남FC로 임대 이적했다. 팀에서 안정을 찾지 못하다보니 경기력도 급격히 떨어졌다. 2013년에는 6경기 출전에 그쳤고, 10골이나 내줬다. 2014년에는 32경기에서 43골을 허용했다. 2000년대 김영광과는 어울리지 않는 실력을 보여줬고, 2년 사이 팀을 3번이나 옮겼다. 국가대표 출신이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을 거쳐 챌린지로 내려가며 자존심도 적잖이 상했다.

그러나 김영광은 포기하지 않았다. 새로운 축구인생을 꿈꾸며 이랜드행을 택했다. 입단식 당시 “이적을 망설이기도 했다”고 말했지만 “이랜드가 클래식으로 빠르게 올라갈 것이라고 믿는다. 이곳에서 도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제 시작이지만 그 꿈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김영광은 29일 홈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FC안양과의 창단 첫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4342명의 관중 앞에서 건재를 과시했다. 12개의 슈팅 중 1골만 허용하며 전성기 시절의 김영광을 되살렸다. 경기는 1-1로 끝났지만 그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김영광은 경기 후 “첫 경기라 부담감이 있어 팀 능력을 60% 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다음 경기는 무실점으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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