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감독. 스포츠동아DB
광주전 스리백…수비 안정감 회복 성공
“포백 너무 확신 가졌었다…앞으론 혼용”
김주영 이적·김진규 부상 등 수비수 구멍
김남춘·김동우 등 백업 수비수 활약 관건
FC서울 최용수(42·사진) 감독이 시즌 초반 포백을 기반으로 한 전술의 완성도가 떨어졌음을 인정했다. 최 감독은 지난해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밑거름이 된 스리백과 새로 준비한 포백을 번갈아 사용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서울은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5차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홈경기에 이어 26일 K리그 클래식(1부리그) 광주FC와의 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연속 스리백을 기본으로 한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두 경기 결과는 모두 1-1 무승부였다. 만족할만한 결과와 내용은 아니었지만 일단 수비에서 안정감을 되찾는 데는 성공했다. 서울은 시즌 개막 이후 득점보다 실점이 많아 K리그 클래식에서는 중하위권에 머물러있다.
최 감독은 “좀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포백을 가동했는데 원활하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감독인 나부터 너무 확신을 가졌던 게 문제였던 것 같다”고 시행착오를 되돌아봤다. 이어 최 감독은 “스리백으로 완전히 돌아가겠다는 것은 아니다. 광주전의 경우 1골 싸움으로 봤기 때문에 스리백을 가동했다”며 “앞으로는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는 쪽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스리백을 들고 나온다고 해서 수비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스리백을 기반으로 해도 충분히 공격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 감독이 스리백 카드를 적극 활용하는데도 제약이 따르게 됐다. 지난해 축구국가대표팀 수비수 김주영(27)은 서울 스리백의 한 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그는 작년 시즌을 마친 뒤 상하이 둥야(중국)로 이적했다. 대체 자원을 영입하지 않고 팀에 있는 선수들로 메울 계획이었다. 하지만 광주전에 나섰던 김남춘(26)은 1군 경기를 뛴 경험이 부족해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 최 감독은 팀의 부주장인 외국인선수 오스마르(27)가 광주전처럼 스리백의 한 자리를 맡길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데 광주전에서 수비 라인을 지휘하는 김진규(30)가 왼쪽 종아리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김진규는 두 달 이상 출전이 어렵다. 시즌 개막 이후 2군에 머물렀던 김동우(27) 등을 호출해야 하는 비상 상황이다. 백업 요원인 수비수들이 기대만큼 활약해주지 못하면 스리백을 다시 가동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 질 수 있다.
수비안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는 최 감독의 머리가 더 복잡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