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에스코트 받고 돌아온 이경규…잃어버린 10년 끝나나

입력 2015-05-01 07: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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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에스코트 받고 돌아온 이경규…잃어버린 10년 끝나나

개그맨 이경규가 이끄는 MBC '경찰청 사람들 2015'가 세련된 토크와 재연 드라마를 선보이며 목요일 심야 시간대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30일 밤 방송된 '경찰청 사람들 2015'는 남편의 바람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 종적을 감춘 아내의 이야기와 희대의 탈옥수였던 신창원에 대한 소재 등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만한 이야깃거리 등을 쏟아냈다.

특히 이날 방송에는 과거 '경찰청 사람들' 속 재연 드라마 때와는 달리 마치 '서프라이즈'를 보는 듯한 세련된 재연 전문 배우들의 연기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청 사람들 2015'의 사연은 기막혔고 자극적일 수 밖에 없었다. 첫 방송 이전부터 경찰의 홍보수단이 될 것이라는 지적과 더불어 모방범죄의 우려가 있었던 프로그램인만큼 이날 방송의 사연들은 종합 편성 채널에서 익히 볼 수 있었던 프로그램들과 차이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를 중화한 것이 바로 MC 이경규였다. 그는 예능계의 대부라는 별명에 걸맞게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경찰들을 데리고도 능숙하게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또한 실제 있었던 범죄를 다룬 프로그램인만큼 토크에서도 웃음의 수위를 능숙하게 조절했다.

그동안 '경찰청 사람들 2015'와 같이 실제 범죄 사례를 각색해 드라마로 꾸며낸 프로그램들은 종합편성채널의 단골 소재였다. 그리고 이들은 하나 같이 배우들을 MC로 기용해 무게감을 주려 했지만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공포와 거부감을 안겼다.

그런 면에서 '경찰청 사람들 2015' 제작진이 이경규를 MC로 발탁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흥미와 진지함을 자유자재로 유도해 낼 수 있는 MC가 과연 대한민국에서 얼마나 될까.

경찰이라는 국가 공권력과 함께 오랜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이경규의 앞날은 순탄해 보인다. '일밤' 이후 MBC 출연 때마다 고배를 마셔 본인 스스로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표현한 MBC와의 악연은 이대로 끝은 맺을 수 있을까.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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