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폭동, 그레이 유족 자제 촉구… “폭력, 옳은 방법 아냐”

입력 2015-04-29 14: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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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폭동, 그레이 유족 자제 촉구… “폭력, 옳은 방법 아냐”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9일(한국시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볼티모어 폭동에 관해 경찰과 흑인 사회를 모두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성을 되찾자고 촉구하며 “빈곤과 마약, 공공 투자 부족 등이 지역 주민과 경찰 사이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일부 경찰도, 일부 주민도, 미국이라는 국가도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일주일에 한 번씩 발생할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다”면서도 “상점을 약탈하고 건물과 차량에 불을 지르는 폭도들은 범죄자로 취급하고 관용을 베풀지 말아야 한다”며 경찰과 시위대 모두를 비판했다.

앞서 경찰에 체포된 지 일주일 만에 척추 손상으로 사망한 흑인 그레이의 사망 사건이 이번 폭동의 시발점이 됐다.

당시 경찰을 쳐다봤다는 이유로 체포된 그레이는 강하게 반발하던 중 경찰차에 태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레이는 척추를 심하게 다쳤으나 경찰은 별다른 응급조치 없이 그레이를 구금했다. 결국 혼수상태에 빠진 그레이는 체포된 지 일주일 만에 사망했다.

그러나 그레이의 유족은 성명을 통해 “시위대가 그레이를 위해 정의를 실현하려는 것은 고맙지만, 폭력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라며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미국 법무부는 당시 그레이 사망 사건에 연루된 경찰 6명에 정직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불만이 폭발한 볼티모어 흑인들은 지난 27일 그레이의 장례식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는 결국 볼티모어 폭동으로 번졌다.

그레이가 살고 있던 볼티모어 서부 샌드타운 지역은 주민 대부분이 흑인이자 빈곤층이고, 실업률도 높은 곳이다. 그만큼 범죄율도 높아 경찰의 과잉 진압도 빈번해 불만이 쌓여왔다.

이후 시위대가 약탈 및 방화를 자행하고 경찰을 폭행하면서 볼티모어 시내는 아수라장이 됐다. 심지어 갱단이 폭동에 가담해 경찰을 공격한다는 첩보가 입수되면서 당국이 강력 진압에 나섰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볼티모어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통행 금지령을 내렸다. 또한 주 방위군을 투입해 시위대 200여 명을 체포하고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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