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면 진짜 나라 망한다”…가수 김장훈의 ‘절박한 분노’

입력 2015-05-06 11: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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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 사진|동아일보DB

"이대로 가면 진짜로 나라가 망할 것 같다는 생각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들었다."

으레 입버릇처럼 말하는 너스레나 과장이 아니었다. 오늘 새벽 개인 일정을 마치고 필리핀에서 막 도착했다는 김장훈의 목소리는 다소 피곤했지만 어느 때보다 단호하고 진지했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 고민과 근심에 빠트렸고, 또 분노케 하고 있는 걸까. 그 해답은 그가 지난달 말부터 SNS를 통해 연재하고 있는 '독도이야기' 시리즈에 담겨 있다.

김장훈이 4월 21일부터 연재하고 있는 '독도이야기'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전국 70개 지역에서 '70개의 독도' 페스티벌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들과 이에 대한 김장훈의 생각을 적은 글로 단순한 넋두리가 아니라 현재 한국과 일본의 태도에 날선 비판을 가하는 일종의 칼럼에 가까운 글이다.

'70개의 독도' 페스티벌에 대한 정부 부처와 지자체들의 불협조로 인한 각종 난관으로 시작해 독도를 대하는 정부의 일관된 '아무것도 안하는' 태도와 일본의 각종 로비 공작으로 인한 위험과 미국, 중국, 일본의 관계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 등 국제정세까지 상당히 조리있게 설명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없이 공허한 외침만 반복하고 있는 정부에 대한 비판까지 담고 있다.

혹자는 일개 가수가 멋모르고 하는 말이나 투정으로 치부 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독도에 대해서 만큼은 김장훈은 10년 넘게 공부를 이어 온 전문가이며 또 그동안 그가 과거 우려를 드러내고 경고했던 일들이 현실화되는 경우도 상당수 있어 그가 본격적으로 내뱉기 시작한 비판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실제 불과 일주일전에도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교수가 일본의 역사 왜곡과 위안부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오기 위해 뉴욕타임즈에 '진주만 폭격' 광고를 게재한 바 있으며, 이는 일본 최대 포탈사이트 야후 재팬의 메인페이지에 게재돼 일본 누리꾼들의 온갖 조롱과 비난의 표적이 되면서 혐한 분위기와 극우 정책이 지지를 받는 사례도 있다.

김장훈은 "한낱 가수인 내가 이런 사실들을 무슨 재주로 알겠나. 많은 학자분들과 언론, 미디어에서 조사하고 취재해 밝혀내고 정리한 정보들을 그냥 전달한 것이다"라며 "칼럼을 좋아해서 매일 칼럼을 다 찾아보는 편인데 다른 학자나 연구자 분들에게 '독도이야기'에 대해 조언을 구해보니 정식 칼럼이라고 해도 괜찮을 정도로 틀린 말이 없다고 했다. 문제가 보이고 그에 대한 해결책과 풀어나갈 실마리들이 있는데 이를 못본체하고 무시하는 정부의 태도가 답답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정말 나라가 망할 것 같다는 걱정이 들었다. 현재 '독도이야기'가 SNS에서 120만 조회수를 올리고 있는데, 더 많이 관심을 가져주고 이 문제가 공론화 됐으면 한다. 그리고 꼭 정부관계자들이 이 글을 보면 한다"라며 "주변에서는 너무 강하게 비난 하는 것아니냐고 걱정도 하는데 지금 굉장히 자중하고 있는 거다. 지금 우리나라 모습을 보면 정말 웃기는 코미디같다"라고 한탄했다.

더불어 그는 "조만간 기자들과 학계, 정부관계부처 관계자들을 초대해 간담회 및 컨퍼런스를 개최하려고 생각중이다"라며 "이를 통해 사회적합의와 결론을 내려고한다. 그리고 그렇게 행동할 것이다"라고 독도와 일본의 역사 왜곡문제에 대해 이번 만큼은 물러서지 않고 정부의 확실한 입장과 범국민적인 움직임을 이끌어내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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